몽골 고비사막 여행기 Day 1. Arriving at UB
"2010.8.4.(수) 오후 7시 30분, 울란바토르행 비행기에 오르다."
간단하게 썼지만 몽골을 향해 떠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출발전 갑작스레 발표난 인사이동으로 인하여 계획해왔던 휴가를 쓰는 것임에도 장기간 자리 비우는것이 부담으로 다가왔고, 출국 당일 새벽까지 이어졌던 술과 함께한 발령자들과의 작별 인사 덕분에 여행에 대한 설레임 따위는 전혀 느낄수 없는 두통으로 가득한 아침을 맞이하여야 했다. 해외 여행경험이라곤 단체 패키기 1번 밖에 없었던 친구가 출발을 겨우 40분 남기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 어려움은 절정에 달했는데, 우리가 탑승할 예정이었던 몽골항공 여객기의 탑승 수속이 이미 끝났음을 그제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전화기를 붙잡고 인천공항을 수차례 뛰어다닌 끝에, 우리는 비행기를 놓쳤다는 현실을 직시하였다. 하지만 어렵게 쓴 휴가를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릴수는 없는 노릇, 여행사의 도움에 힘입어 가까스로 1시간 뒤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렇게라도 떠날 수 있었던게 어디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요금을 생각하면...아아ㅁㅑㄷㄻㄴ;;;
2010년 8월 기준으로 인천 - 울란바타르 구간은 하루에 운항하는 비행기가 단 두대 뿐이었다.(대한항공 1번, 몽골항공 1번)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바로 1시간 뒤에 대체 항공편이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었던 듯.
3시간여의 비행은 우리를 울란바토르의 칭기스칸 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늦은 밤 처음 도착한 낯선 땅. 오직 입국 수속만을 위해 좁은 줄에서 한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나선 칭기스칸 공항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공항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허술한 모습이었고.. 어둠에 잠긴 싸늘한 공항 밖 광경은 우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Pick-up 서비스를 신청해놓은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UB Guesthouse 전경>
UB게스트하우스는 몽골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곳이다. 투어프로그램또한 이곳에서 안내받았으니, 사실상 몽골 여행 전체를 책임져 준 곳이라고도 할 수 있을듯.
출발전 '투어 프로그램이 가장 잘 갖춰진 곳'으로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몇몇 Guest House에 컨택했었고, UB에서 날아온 한글로 된 답장을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이곳을 숙소로 정했다. (여기 사장님이 한국분임)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Guest House 중 한 곳이지만,
한국 기준으로 본다면 시설 등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이 몽골이라는 점과 U$6에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어가 통한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듯.
첫날 묵었던 방은 6불짜리 도미토리였다.
거실에 4인, 방에 2인, 총 6인이 하나의 아파트를 쓰는 구조였다.
뭐 대강 이런식으로..
<도미토리 내부 1 : 침대>
<도미토리 내부 2 : 침대 옆에 있는 부엌 & 테이블>
<고비 갔다와서 잠시 묵었던 트윈룸 내부>
첫날 묵었던 도미토리에는 이미 2명의 아일랜드人이 묵고 있었다.
비행기 놓친 여파로 UB게스트하우스에 밤 11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기에 주위를 둘러보거나 할 여유는 전혀 없었고.. 간단히 주인장과 투어 프로그램만 조율한 후,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이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