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Day31. La Paz(Death Road), Bolivia
< 데쓰로드 출발지 가는 길 >
남미 여행 계획을 세울 당시
갈라파고스에서의 스쿠버 다이빙,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스카이다이빙 등 눈길을 끄는 여러 액티비티가 있었지만
볼리비아의 데스로드 바이크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마운틴바이크를 시도해보았으나 그리 즐기지 않았던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위험한 액티비티는 하고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내 마음을 바꾸게 된 두 가지 계기가 있었는데,
그 첫번째는 키토에서 만난 독일인 친구의 강력 추천(남미를 4달 동안 돌았는데 데쓰로드가 제일 좋았다고)이었고,
두번째는 남미사랑 투어캡틴 누나의 강력 추천이었다.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남미사랑의 공식 의견은 비추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밌었다고;;)
여행기간이 한달을 넘어가다보니
조금은 자극적인게 필요했던 탓일까..
평소 자전거도 그리 즐겨타지 않는 내가 얼떨결에 데쓰로드 바이크를 하기로 결정해버렸다.
< 출발지 >
데쓰로드는 볼리비아의 라파스 외곽 융가스 지역에 있는 North Yungas Road의 별칭이다.
과거 파라과이와 볼리비아의 그란차코 전쟁 당시
포로로 잡은 파라과이 장교들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정글속에 가뒀더니 살길을 찾아 산을 깎아 올라온 길이 그대로 도로로 발전했다고;;)
고산지대에 위치한 라파즈에서 저지대 정글로 이어지는 길인만큼 급경사와 급커브를 자랑한다.
좁은 비포장도로에서 난폭하게 운전하는 차들이 많았던 만큼
매년 수백명의 사람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도로로 악명을 떨쳤고,
그 결과 죽음의 도로(Death Road)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해당 지역에 새로운 도로가 건설된 후
데스로드는 거주민 등 제한된 차량만 이동가능한 길로 변경되었는데,
차량통행이 제한된 후 이길은 자전거 관광지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여전히 안전 펜스 같은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탓에
여차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이 길이
스릴넘치는 경험을 원하는 많은 관광객들로 채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 출발 전 단체샷 >
이른 아침
데쓰로드 투어를 제공하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가벼운 차와 빵조각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보호장구를 착용한 뒤 투어를 시작했다.
사실 투어라고 해봐야 자전거 타고 산을 따라 내려가는거긴 하지만...
구간을 나눠 내려가다 쉬고 내려가다 쉬고를 반복하는데,
중간에 가벼운 간식이 제공되며,
투어가 끝나고 나면 산아래 마을에서 늦은 점심식사가 제공되는 일정이다.
일정이 끝난뒤 라파즈로 돌아오게 되는데,
퇴근시간대에 차가 많이 막히기때문에 사실상 하루를 통으로 할애해야 되는 일일투어라고 보면 된다.
< 출발 전 개인 샷 >
행렬의 제일 앞에서 현지인 가이드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리드하며,
또 다른 가이드 한명은 묘기에 가까운 솜씨로 자전거를 탄 채 앞과 뒤를 오가며 틈틈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는데,
자전거를 그리 잘타는 편이 아닌 내 입장에서는 혀를 내두를만한 솜씨를 자랑했다;;
이동에 필요한 교통수단부터 사진과 동영상, 식사까지 패키지로 제공되므로
안전만 담보된다면 가성비는 좋은 투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내리막길 >
단체로 사진도 찍고
신기한 구호도 몇가지 하면서 의기투합(!)한 뒤
줄지어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 출발 >
아스팔트길에서 출발했기에
생각보다 높지 않은 난이도에(도로변의 차만 조심하면 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 초반 라이딩 >
물론 행복한 시간을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아스팔트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보니,
어느덧 일행들이
오른쪽 편으로 난 비포장도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데쓰로드가 시작되는 것이다.
< 데쓰로드 >
비포장도로라 하더라도 한떄 차량들이 통행하던 길이다보니
사실 대부분의 구간에서 도로의 폭은 자전거를 타기에 충분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문제는 옆으로 안전 펜스가 거의 없다는거..
절벽 위로 만든 도로인데
펜스가 없는 길을 달려야하기에
시각적으로 쫄리는 구간이 매우 많은건 사실이다.
그래서 오히려 초보는 조심해서라기 보다는 쫄아서 사고율이 낮은데
적당히 잘타는 사람들이 스릴넘치게 자전거 타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 중간 휴식 >
각자 스피드가 다르다보니
중간 중간에 쉬어가며 전체적인 속도를 맞춰준다.
< 자전거 타는 중 >
< 풍경 >
산을 뚫고 난 길인만큼
매우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구간이다.
문제는 자전거에 집중하느라 내려가는 중에 경치를 즐기기는 쉽지 않다는거;;
< 자전거 타는 중 >
< 잠시 휴식 >
중간 휴식 시간에는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의 안내로 컨셉사진을 찍기도 했다.
< 컨셉 사진 >
< 휴식 중 >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다보니,
마지막 구간이 가까워질 무렵
집라인을 운행하는 구간이 있었다.
일정 구간을 집라인으로 이동하면
해당 구간은 자전거를 차에 싫어 운반해주는 형식이었는데,
추가요금이 발생하긴 했지만 볼리비아 물가가 워낙 저렴했던 탓에..
< 집라인 >
그렇게 무사히 데쓰로드 바이크를 마치고 나니
종착지 부근에 위치한 수영장이 딸린 호텔에 점심 부페가 준비되어 있었다.
< 호텔 수영장 >
그곳에서 샤워도 하고 점심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했다.
< 데쓰로드 참가 기념샷 >
데쓰로드 서바이버 기념티를 받고 인증샷을 찍는것으로
오늘의 투어가 마무리되었다.
안전을 담보할수 없기에 망설여지는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던 탓에,
할까말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해볼것을 권하고 싶다.
볼리비아에서만 할 수 있는 색다른 액티비티임은 분명한것 같다.
< 라파즈 >
역시나 돌아오는 길은 교통체증 탓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라파즈로 돌아와 여행사에서 사진 백업파일을 받은 뒤
숙소로 돌아가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