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8.7.(화) 호반 도시 루체른 & 산의 여왕 리기"
< 리기산 >
어느덧 여행도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드디어 이번 여행의 메인 목적지인 스위스로 향하는 날.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인접국가이긴 하지만,
양 국 모두 알프스 북쪽으로 길게 늘어서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 빈 또한 오스트리아의 동쪽 끝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기차 이동은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야간열차 이동은 좀 아닌것 같아서,
빈 -> 취리히 구간은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결정.
중부유럽을 베이스로 하는
중저가항공사인 Air Berlin이 빈->취리히 구간을 취항하고 있었으나
저가항공이라 그런지 시간대가 참;;
이스탄불에서의 오버부킹 사고 기억이 생생한 우리가족이었기에
이번에도 혹시나 모를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5시에 체크아웃을 한 덕분에
5시반에 공항에 도착할수 있었다.
< 빈 국제공항. 출국을 기다리며. >
눈 아래 펼쳐진 알프스의 풍경을 열심히 감상하던 와중
드문드문 호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했더니,
어느덧 비행기는 취리히 공항에 착륙했다.
스위스패스를 개시하고, 일단 취리히 시내로 이동~
< 취리히 중앙역 앞. Bahnhof Strasse. >
취리히에서 숙소가 있는 그린델발트로 가는 길에서 선택할 수 있는 관광 포인트는 무수히 많다.
도시 보다는 자연을 보고 싶다는 부모님 의견을 존중해서,
스위스 최대도시인 취리히는 간단히 둘러보기로 결정.
중앙역에서 트램을 타고 Bahnhof Strasse를 지나쳐 취리히 호수에 잠시 머무는 것으로
1시간 반 동안의 취리히 관광을 마무리했다.
< 취리히 호수 >
기차에 몸을 싫은지 1시간도 되지 않아 기차는 두번째 목적지인 루체른에 도착했다.
인구 10만도 안되는 우리 기준으로는 보잘것 없는 규모의 도시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깊은 도시이자,
수많은 호수와 알프스 고봉들을 이어주는 중심 도시인 루체른.
대게 루체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티틀리스, 필라투스, 리기로 대표되는
3개의 산 중 어느 곳을 올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봉에서 만년설을 감상할 수 있는 티틀리스
기차를 타고 48도에 이르는 급경사를 올라야 도달할 수 있는 악마의 산 필라투스
유럽 최초의 등산열차가 개설된 산의 여왕 리기
< 유람선에서 로프웨이로 갈아탈 수 있는 중간 마을 Weggis. 작고 예쁜 전형적인 스위스 마을이었다. >
루체른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았던 우리 가족 또한 같은 고민에 빠졌으나,
필라투스는 나와 누나가 과거 같다 왔기에 제외.
티틀리스는 앞으로 융프라우 등에서 고봉을 오를 예정이므로 제외.
결국 리기를 오르기로 결정했다.
(2012년부터 스위스패스를 소지할 경우 리기산 등산열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쳤음;;)
< Rigi Kulm을 향하는 표지판 >
리기를 올라가는 다양한 길 중,
우리가 선택한 루트는
Luzern - (유람선) - Weggis - (로프웨이) - Rigi Kaltbad - (열차) - Rigi Kulm
Rigi Kulm - (하이킹) - Rigi Staffel - (열차) - Vitznau - (유람선) - Luzern의 코스였다.
하이킹 시간 1시간 포함 도합 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 리기 정상 >
리기에 오른 뒤 얼마지 않아 조금씩 안개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산을 둘러싸는 구름은 나름의 운치를 주기도하지만,
심하게 형성될 경우 전망을 가로막기 때문에
다시 올 일 별로없는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아쉬운게 사실...
다행히 옅게 낀 구름이 변덕스럽게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의 리기산을 볼 수 있었다.
< 리기 하이킹1 >
리기는
3개의 호수로 둘러쌓여 수려한 전망을 자랑할뿐만 아니라,
풀밭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 방울 소리가 은은히 울려퍼지는
전형적인 알프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다만 고도가 그리 높지 않은 탓에
스위스에 와서 리기산만 보고 간다면 생각보다 별게 없다고 실망할 수도 있으니..
짧은 일정으로 스위스를 들릴 경우
융프라우요흐, 마테호른 등 유명한 높은 산 하나와 리기를 하나씩 오른다면
상반되는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리기 하이킹2 >
< 리기 하이킹3>
리기 쿨름에서 느린 걸음으로 1시간여를 걷다보니
Rigi Staffel의 작은 역에 도착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고생했으니 무리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
하이킹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결정.
잠시 기다렸다가 내려가는 기차에 탑승했다.
< Rigi-Staffel >
Rigi-Staffel에서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Vitznau 까지는 4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서 피곤했는지,
꾸벅꾸벅 졸아가면서 도착;;
< Vitznau 선착장 >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 대부분이 유람선에 올랐고,
그 때문인지 스위스에서 드물게 빽빽한 사람들 속에 끼여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융프라우요흐 기차에서 또 한번 경험했음;;)
< 발디딜틈이 없었던 유람선 >
< 유람선에서 바라본 호숫가 마을 >
유람선에서 바람을 맞으며 1시간을 달린 뒤 다시금 루체른에 도착했다.
루체른은 대부분의 주요 관광지가 역과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일단 배가 고팠기에 저녁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 루체른 호수 >
아침을 빈 공항에서 간단히 해결했고,
점심 또한 슈퍼에서 구입한 간단한 먹거리로 리기산에서 해결했기에,
저녁은 제대로된 식당에서 먹기로 하고, 열심히 식당을 찾다가,
호숫가에 위치한 벽화가 예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 벽화가 아름다웠던 식당 >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을 향하는 기차는 매시간 1대씩 있었기에
저녁을 먹고 남는 시간동안 호숫가 주변을 여유롭게 거닐었다.
< 오래된 목조다리, 카펠교1 >
< 오래된 목조다리, 카펠교2 >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7시가 가까운 시각, 시간 맞춰 기차역으로 가보니,
아무리봐도 인터라켄 행 기차가 없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으나 넋놓고 있을 시간이 없거 곧바로 근처 info로 달려다보니,
시간이 늦어 인터라켄 행 직행 열차는 이미 운행 종료되었고,
Meiringen행 기차가 남아있으니 그걸 타고 가서 갈아타라고;;;
너무 늦어지면 인터라켄에서 Grindelwald로 향하는 기차의 탑승 또한 보장할 수 없기에,
앞뒤로 짐을 않고 열심히 달린 끝에, 출발하려고 하는 Meiringen행 열차 탑승;
사실 루체른이나 인터라켄이나 작은 도시이기에
우리나라처럼 늦은 밤까지 기차가 운행할 이유가 없는데,
해가 늦게지는 유럽이다 보니,
초저녁이라고 여유부리다가 큰일날뻔 했다;;;
< Meiringen으로 향하는 기차길 >
Luzern - Interlaken - Geneve로 이어지는 구간은
호수와 산을 끼고 달리는 풍경이 아름다워 관광열차(Golden Pass Line)가 운행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풍경이 아름다운 덕분인지 지형이 평탄하지 않아 그런지
고속열차를 계속 타던 입장에서 볼 떄 조금은 답답한 속도로 기차가 달렸다.
그렇게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달려 중간 기착지인 Meiringen에 도착.
< 환승역, Meiringen >
이미 오후 8가 넘은 시각이지만
숙소가 있는 Grindelwald 까지는 아직 기차를 두 번 더 갈아타야 한다;;;
이때는 숙소를 Grindelwald에 잡은걸 잠시 후회했었음;;
< Interlaken Ost역, 그린델발트 행 산악열차 앞에서. 1>
오후 9시. 드디어 인터라켄에서 그린델발트행 산악열차 탑승.
이제 마지막이다;;
산으로 향하기에는 너무 늦은시간이라 그런지, 승객이 우리밖에 없다;;
< Interlaken Ost역, 그린델발트 행 산악열차 앞에서. 2>
어느덧 창밖으로는 해가 지고,
기차는 칠흙같은 어둠을 뚤고 달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어둠을 뚫고 저 멀리 창밖으로 하얀 만년설이 보이기 시작했고,
밤 9시 40분. 드디어 숙소가 있는 알프스의 리조트마을 Grindelwald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계획 당시 풍경과 쾌적함을 위해 마을 변두리의 호텔을 예약할까 하다가,
숙박을 쪼개기로 결정하면서 첫 날은 역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에서 묵기로 했는데,
정말 잘한 결정이었던 듯..
새벽부터 일어나서 하루종일 고생한 몸을 좁은 침대에 뉘이며,
그렇게 스위스에서의 첫 번째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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