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얻은 몽골에서의 Bonus day.
계획에 없던 일정이긴했지만
이왕 하루 추가된거.. 알차게 보내고 싶었으나 뭐 딱히 하고 싶은게 없다;;
외곽으로 나갈까 하다가
특별히 가고 싶은 곳도 없고 시간도 애매하니
그냥 UB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엄한 가격으로 현지인은 아무도 가지 않을듯 한 서양식 까페(Amsterdam Cafe)에서 커피를 마신 뒤(MT10,000)
전통공연을 볼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Tsuki House를 찾아갔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는지 1일 1회 공연뿐이고 그나마도 오후 6시였다.
< UB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서울의 흔적. 서울Street에 있는 서울정 >
비행기 시간 상 공연은 포기.
지도를 뒤척인 끝에
서울Street를 따라 UB시내에 있는 국립 공원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열심히 걸어간 공원은 공사관계로 폐쇄되어 있었고..
마지막 대안으로 나란툴시장을 가기로 결정했다.
UB최대의 전통 시장인 나란툴시장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있을뿐 아니라 혼잡한 골목 곳곳에 소매치기가 출몰한다고 알려져있어
관광객들에게 그다지 추천되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딱히 할 것도 없고,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기에
택시를 타고 나란툴시장을 향했다.(11:10)
< 나란툴 시장 >
시민들이 즐겨 찾는 UB최대규모의 시장이니 만큼 갖가지 생필품들이 즐비했고
시장 곳곳에서는 몽골의 향기를 느낄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을 팔고 있었기에
방문하길 잘 했다고 만족하고 있던 찰나.
가비가 휴대용 가방 지퍼가 활짝 열려있는걸 발견했다;;
혼잡한 골목에서 길이 엉키길래 한무리 남자들 사이를 뚫고 지나왔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무리들이 의도적으로 길을 막고 혼잡함을 연출했었던 듯..
카메라를 비롯한 귀중품들을 대부분 내가 가지고 있었고
가비또한 얼마전 옷을 사고 난 뒤, 현금을 주머니에 옮겨 놓고 있었기에
없어진 것은 다행히(?) 여권 뿐이었지만..
여권 없이 출국할수는 없는 노릇.
귀찮은 여권 재발급절차를 밟을 생각에 기분이 확 안좋아지던 순간,
한 남자가 가비에게 여권을 전해주었고,
순수한 가비는 환한 미소로 "Thank you"라고 말한뒤 여권을 받아 왔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이놈들이 작정하고 턴 가방에서 여권밖에 안나오자
그냥 돌려주고 사례금이나 받을려고 한게 아닌가 생각되지만
뭐 우리로써야 잃어버린 여권 찾았으니 만사 ok.
그렇게 큰 고비(?)를 넘기고 나란툴 시장 관광을 끝냈다.(12:20)
< 몽골 역사박물관 >
다시 돌아온 UB 중심가.
광장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고
고민끝에
몽골 역사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MT2,500 x 2)
공룡 화석 등으로 유명한 National History Museum과 달리
역사박물관은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었고..
확실히 눈을 끄는 전시물은 부족한 느낌이었다.
UB에서 일정이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은 National History Museum만 방문해도 무난할 듯.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또 다시 칭기즈칸 공항을 향했다.
< 전통의상을 입은 몽골인 >
면세쇼핑이나 좀 할까 하고 조금 일찍 도착한 공항이었으나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인지.. 면세점 규모 또한 그리 크지는 않았다.
사무실에 가져갈 술과 부모님 드릴 기념품 등을 사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귓가를 스치는 안내방송에서 낯익은 이름이 나왔다.
"Passenger name XXX(내 이름).. ... please come to gate #1 .... "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분명 나를 호출하는 안내방송이었고, 말미에는 고소당할 수 있다는 협박까지 섞여 있었다.
'누가 내 가방에 나도 몰래 마약을 넣었나?'
'고비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돌 같은게 가방에 들어갔는데 그게 국외 유출이 금지된 것이었나?'
'이런 엄한 나라에서 쓸데없는 누명으로 감옥 가게 되면 어떻하지?' 등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기 시작했다.
불암감을 안고 1번게이트 앞으로 가니
공항보안요원들이 나만 따라 들어오라고 한다.
불안해하는 가비를 뒤로하고 나 또한 불안에 떨며 보안요원을 따라가니
짐검색대에 도착했다.
'마약 아니면 문화재구나' 라는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나를 새워두고
보안요원들은 내 배낭을 다시 한번 스캔한 뒤 사진을 들이밀었다.
'이게 뭐냐'고 물으며 그들이 가르킨 것은
AAA사이즈 배터리 6개가 꼽혀있는 충전기였다;;
어이가 없어서 '배터리'라고 짧게 대답했더니
더 이상 묻지도 않고 올라가보란다.
이것들은 그게 총알일걸고 생각했나..;;;
우여곡절 끝에 오후 9시30분 드디어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
...
다음날 새벽 1:55. 비행기는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가비와 함께한 12일간의 몽골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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