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14.(토). Good bye, Ulaanbaatar"

 


의도치 않게 얻은 몽골에서의 Bonus day.
계획에 없던 일정이긴했지만
이왕 하루 추가된거.. 알차게 보내고 싶었으나 뭐 딱히 하고 싶은게 없다;;

외곽으로 나갈까 하다가
특별히 가고 싶은 곳도 없고 시간도 애매하니
그냥 UB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엄한 가격으로 현지인은 아무도 가지 않을듯 한 서양식 까페(Amsterdam Cafe)에서 커피를 마신 뒤(MT10,000)
전통공연을 볼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Tsuki House를 찾아갔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는지 1일 1회 공연뿐이고 그나마도 오후 6시였다.


< UB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서울의 흔적.  서울Street에 있는 서울정 >

비행기 시간 상 공연은 포기.
지도를 뒤척인 끝에
서울Street를 따라 UB시내에 있는 국립 공원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열심히 걸어간 공원은 공사관계로 폐쇄되어 있었고..

마지막 대안으로 나란툴시장을 가기로 결정했다.
UB최대의 전통 시장인 나란툴시장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있을뿐 아니라 혼잡한 골목 곳곳에 소매치기가 출몰한다고 알려져있어
관광객들에게 그다지 추천되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딱히 할 것도 없고,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기에 
택시를 타고 나란툴시장을 향했다.(11:10)

 


< 나란툴 시장 >

시민들이 즐겨 찾는 UB최대규모의 시장이니 만큼 갖가지 생필품들이 즐비했고
시장 곳곳에서는 몽골의 향기를 느낄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을 팔고 있었기에
방문하길 잘 했다고 만족하고 있던 찰나.
가비가 휴대용 가방 지퍼가 활짝 열려있는걸 발견했다;;

혼잡한 골목에서 길이 엉키길래 한무리 남자들 사이를 뚫고 지나왔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무리들이 의도적으로 길을 막고 혼잡함을 연출했었던 듯..

카메라를 비롯한 귀중품들을 대부분 내가 가지고 있었고
가비또한 얼마전 옷을 사고 난 뒤, 현금을 주머니에 옮겨 놓고 있었기에
없어진 것은 다행히(?) 여권 뿐이었지만..
여권 없이 출국할수는 없는 노릇. 

귀찮은 여권 재발급절차를 밟을 생각에 기분이 확 안좋아지던 순간,
한 남자가 가비에게 여권을 전해주었고,
순수한 가비는 환한 미소로 "Thank you"라고 말한뒤 여권을 받아 왔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이놈들이 작정하고 턴 가방에서 여권밖에 안나오자
그냥 돌려주고 사례금이나 받을려고 한게 아닌가 생각되지만
뭐 우리로써야 잃어버린 여권 찾았으니 만사 ok.

그렇게 큰 고비(?)를 넘기고 나란툴 시장 관광을 끝냈다.(12:20)


< 몽골 역사박물관 >

다시 돌아온 UB 중심가.
광장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고
고민끝에
몽골 역사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MT2,500 x 2)

공룡 화석 등으로 유명한 National History Museum과 달리
역사박물관은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었고..
확실히 눈을 끄는 전시물은 부족한 느낌이었다.
UB에서 일정이 여유롭지 않은 사람들은 National History Museum만 방문해도 무난할 듯.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또 다시 칭기즈칸 공항을 향했다.


< 전통의상을 입은 몽골인 >

면세쇼핑이나 좀 할까 하고 조금 일찍 도착한 공항이었으나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인지.. 면세점 규모 또한 그리 크지는 않았다.

사무실에 가져갈 술과 부모님 드릴 기념품 등을 사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귓가를 스치는 안내방송에서 낯익은 이름이 나왔다.

"Passenger name XXX(내 이름)..  ... please come to gate #1 .... "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분명 나를 호출하는 안내방송이었고, 말미에는 고소당할 수 있다는 협박까지 섞여 있었다.

'누가 내 가방에 나도 몰래 마약을 넣었나?'
'고비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돌 같은게 가방에 들어갔는데 그게 국외 유출이 금지된 것이었나?'
'이런 엄한 나라에서 쓸데없는 누명으로 감옥 가게 되면 어떻하지?' 등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기 시작했다.

불암감을 안고 1번게이트 앞으로 가니
공항보안요원들이 나만 따라 들어오라고 한다.
불안해하는 가비를 뒤로하고 나 또한 불안에 떨며 보안요원을 따라가니
짐검색대에 도착했다.

'마약 아니면 문화재구나' 라는 불안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나를 새워두고
보안요원들은 내 배낭을 다시 한번 스캔한 뒤 사진을 들이밀었다.
'이게 뭐냐'고 물으며 그들이 가르킨 것은
AAA사이즈 배터리 6개가 꼽혀있는 충전기였다;;

어이가 없어서 '배터리'라고 짧게 대답했더니
더 이상 묻지도 않고 올라가보란다.
이것들은 그게 총알일걸고 생각했나..;;;

우여곡절 끝에 오후 9시30분 드디어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


...


다음날 새벽 1:55.  비행기는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가비와 함께한 12일간의 몽골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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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13.(금). 몽골리안들의 대표 휴양지, 테를지"


몽골에서의 마지막 날.

8시 30에 일어나 마른빵과 차로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정든(?) 숙소를 떠날 준비를 했다.
때마침 만난 Shahof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오늘의 가이드인 모기와 함꼐
마지막 목적지인 테를지를 향해 출발했다.(9시 20분)



<대형 칭기즈칸 동상>

UB를 등지고 테를지 국립공원을 향해 1시간여를 달리다보니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이 나타났다.
부슬비가 조금씩 내리는 흐린 날의 몽골은
여름이라도 굉장히 추웠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지나칠수는 없는 노릇이니.. 차에서 내려 천천히 한바퀴 돌아보았다.



<칭기즈칸 동상 인근에 조성된 게르촌>


지은지 얼마 안된 거대 동상이었으며
주위에 깔끔하게 게르촌(?)을 조성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일대에 꽤 큰 규모의 관광지를 종성하고 있는 듯 했다.
동상 내부에서는 말머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으나
주변에 특별이 볼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입장료가 10,000투그릭에 달해서 깔끔히 포기했다;;



<테를지의 상징. 거북바위>

동상을 뒤로하고 1시간 정도를 더 달리니
푸른 초원위에 아기자기한 집들이 들어서있는.. 목가적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디어 테를지에 도착한 것이다.(공원 입장료 MT3,000)




< 거북바위 인근의 식당 >

큰 규모의 공원이었기에
입장료를 내고난뒤 한참으 더 달린 끝에 거북바위에 도착했다.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뒤 (점심 3인분 MT18,700, 커피 & 차 MT3,600)
승마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 모기가 말 위에서 찍어준 사진.  이거 한 컷 찍자마자 배터리가 떨어져 유일한 사진이 되어버렸음;; >

둘이 타는 동안 혼자 기다리라고 하기도 그렇고,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 문제도 있고 해서
모기까지 3명이서 말을 타기로 했다.  (MT7,500 x 3)

욜린암에서 한 30분 말위에 올라탄 적은 있었지만
잡아주는 사람 없이 혼자 타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적잖이 긴장되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는지 금방 적응 되어서 재밌게 탈 수 있었다.

의사소통의 한계인지 말타기가가 원래 심플한 것인지
왼쪽으로 당기면 left, 오른쪽으로 당기면 right,
동시에 당기면 stop, 속도 빠르게 하고 싶으면 'kick'
이렇게 4가지 설명이 전부였었다;;

1시간 반동안 산 중턱의 사원까지 갔다 왔었고,
경험 부족 떄문인지 허벅지 쪽 근육이 좀 아프기도 했지만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


< 테를지 풍경 >

말에서 내린 뒤,
거북바위 인근을 돌아다니며 테를지의 풍경을 감상하다가 오후 4시쯤 장소를 이동하기로 했다.

30여분을 달려 강가(Tereljian River)에 도착.
강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민망한 규모였지만
몽골에서 10일동안 본 풍경 중에서는 가장 스케일이 큰 하천이었다.

너무나도 맑은 강물을 바라보며 몽골에서의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 Tereljian River >

출발할 떄 비행기를 놓쳤던 경험때문에 너무 서둘렀는지
공항에 도착하니 6시 40분밖에 되지 않았다;;
오늘 하루 가이드해준 모기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여유롭게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가보니
오늘 비행기가 23시간 딜레이라는 충격적인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알고보니
한국 사람들에게는 오늘 낮에 문자로 공지를 했다고 하는데
배터리 부족으로 하루종일 핸드폰을 꺼두었던 나는 알 길이 없었던 것이다;;

몽골도 슬슬 지겹고 UB는 더더욱 지겨워져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다시 택시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안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 상황인데
택시기사는 어처구니 없는 요금으로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고....
(MT15,000으로 합의하고 탔는데 내릴때는 1인당요금이니 30,000을 내라고 그래서 그냥 무시하고 내렸음;;)

이래저래 피곤한채로 다시금 UB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우리를 보고 놀라는 모기와 반갑게 인사한 뒤
9시경 조금 이른 잠을 청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12.(목).  붉은 영웅의 도시, Ulaanbaatar"

눈을 뜨니 어느새 8시 40분이다.
낯선 곳에서는 늦잠을 잘 자지 않는 편인데,
고비에서 여독이 꽤 쌓였었는지, 아니면 7일만에 누워본 제대로된 침대가 너무 편해서였는지 푹 잘 수 있었던 듯.

가비가 그토록 먹고싶어했던 햇반&육개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씻고 설거지하고 도미토리로 방을 옮기는 등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덧 시계는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드디어 몽골 도착 9일만에 붉은 영웅의 도시 울란바타르를 제대로 둘러볼 시간이 되었다.



<UB의 중심.  수흐바타르 광장>


UB는 인구 1백만의 대도시이지만,
주요 관광지가 시내 중심부에 밀집되어 있기 떄문에, 하루 정도만 걸어다녀도 충분히 다 볼 수 있다.

우리는 숙소를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아다녔다.

10:45 ~ 12:00  National History Museum   : 입장료 MT2,500 x 2
12:00 ~ 13:25 수흐바타르광장을 지나 남쪽으로 이동 : 음료수 MT1,000
13:25 ~ 14:20 벅드칸궁전박물관 : 입장료 MT2,500 x 2
14:20 ~ 13:00 숙소로 이동 : 중간에 기념품(티셔츠) MT7,900
16:20             점심(Matpewka Resraunt & Pub) MT16,400
17:00             간단사원
18:00             돌아오는 길에 백화점, 기념품샵 등 구경
19:00             숙소로 돌아와 휴식
20:00             다시 남쪽 번화가로 외출 : 말린 과일 MT1,500
20:20 ~ 21:00  국민백화점 구경 : 기념품(지도, 낙타인형 등) MT12,400           
21:30              저녁(Mongol Shabu) MT15,500


이게 대강의 일정이었는데,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저녁 시간이 늦어지긴 했지만,
사실 중간에 두 차례나 숙소에서 쉬다 가는 등 상당히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 UB 중심부.  구글 위성사진 >


독특한 자연환경과 공룡화석 등으 유명한 몽골인 만큼
 National History Museum은 UB방문시 꼭 들러야할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화석을 가지고 복원한 공룡모형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으나
사진 촬영이 금지된 것이 아쉬울 다름이다.
(사진 촬영을 원할 경우 별도로 돈을 지불해야 했는데, 금액이 만만치않아 그냥 포기했었음)

과거 공산국가들의 특징 중 하나가
수도중앙에 잘 꾸며진 거대한 광장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수흐바타르 광장 또한 그런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주요 관청(국회였던걸로 기억) 앞쪽에 넓게 마련된 영웅을 기리는 광장은
광장 뿐만 아니라 주변지역 또한 잘 정돈되어 있었으며
심지어 주변에는 루이비똥을 비롯한 명품 매장 또한 산재해 있었다.




< UB 중심부.  구글 지도 >

몽골의 마지막 황제였던 벅드칸의 여름 궁전을 개량해 만든 벅드칸 박물관은
생각보다 작은 스케일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다.

의도는 그게 아니었겠지만 왠지모르게
원나라 멸망 이후 중국과 러시아라는 거대 국가 틈새에서 급격히 쇠퇴한 몽골의 역사가 느껴져서 그랬던 듯 하다.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벅드칸 박물관을 향해 가는 길.  UB곳곳에서 칭기즈칸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

 

강대국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족주의를 고취시고자 하는 일환이었을까
아니면 과거 화려한 역사에 대한 그리움떄문이었을까..

UB곳곳에서는 칭기즈칸의 흔적을 매우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수 많은 기념품에 칭기즈칸의 얼굴이 박혀 있었으며
심지어 산 중턱에 매우 큰 초상화를 그려놓기도 했었는데,
자주 마주치다보니 왠지 정겨워져서 결국 칭기즈칸 티셔츠를 하나 구입했다는..;;;


< 몽골 불교의 중심. Gandan Monestery >

UB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몽골 불교의 중심 간단사원이었다.
복잡한 불경을 외는 대신에 통(?)을 돌림으로서 불경을 읽은걸로 해주는 수 많은 통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다니던 어린 승려들,
3층 높이(혹은 그 이상)로 지어진 거대 불상 등이 인상적이었지만
역시 이곳 사원 또한 내부에서의 사진 촬영을 위해서는 돈을 내야했다.

입장료도 그렇고 국내선 비행기값도 그렇고
외국인에게 유독 바가지가 심한 도시라는 점 또한 UB의 특징 중 하나일 듯.

그렇게 몽골 주요 관광지 구경을 끝낸다음
백화점(규모는 작지만 나름 잘 갖춰져 있었다) 등을 돌며 기념품을 구입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내일로 예정된 테를지 투어 일정을 협의한 뒤,

몽골에서 예정되었던 마지막 밤을 보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11.(수). 고비에서 UB로 가는 길 3. Back to UB"


고비에서의 마지막 날.
반드시 일출을 보겠다는 일념하에 6시에 일어나서,
내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 뜬 Anne와 함께 동쪽 바위 언덕으로 향했다.


< Baga Gazalyn Chuluu에서의 일출 >


일출을 본 Anne는 다시 캠프로 돌아가고
나는 홀로 남아 아침을 조금 더 감상한 뒤, 뒤따라 캠프로 돌아갔다.

 

< Baga Gazalyn Chuluu(Rock Formation) >



< Baga Gazalyn Chuluu에서 바라본 숙소 >

7시를 조금 넘긴 시각
가비, Shahof, Anne와 함께 다시 Baga Gazalyn Chuluu를 향했다.
1시간여가 흘렀을까.. 돌아간 숙소에는 Tugsuu가 아침을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 아침 >

9시에 떠난 우리는
1시간여를 달려 많은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얕은 호숫가에 도착했다.

고비에서 처음 보는 제대로 된 물가였기에 풍광은 멋있었으나
잠시 방심했다하면 밀려드는 파리때에 감흥을 빼앗겨버렸다;;
결국 사진만 몇 장 찍고 30분만에 출발.



< 호숫가에서 > 

 

<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정말 많았다 >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드넓은 초원이 인상적인 벌판에 정차했다.

< 고비에서의 마지막 점심 >

호르슈(불확실.  군만두 비슷한 전통음식)로 고비에서의 마지막 점심을 먹은 뒤,
단체사진을 찍으며 UB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그렇게 1시간여를 보낸 뒤, 우리가 탄 푸르공은 UB를 향해 출발했다.


< Good-bye >

8월 11일 오후 4시 40분.
6박7일간의 고비 투어를 마치고 UB guesthouse에 도착했다.

지난밤에 별 보느라고 추위속에 맨땅에 누워있어서 그런지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되어서인지
울란바타르에 도착하니 몸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여독을 풀기 위해
가비와 함께 트윈룸에 짐을 풀고( 제일 싼 dormitory에는 빈 방이 없었음)
핸드폰을 살리고 가족들에게 7일만의 안부문자를 보낸 다음,
 
저녁 먹으러 나갈 때 까지
조용히 휴식을 취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10.(화). 고비에서 UB로 가는 길 2. Baga Gazalyn Chuluu"


 


어느덧 고비에서 맞는 6일째 아침이다.
얼마 안 남은 시간이 아쉬워 일출을 보기 위해 5시 50분에 눈을 떴으나
안타깝게도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결국 다시 취침..;;

8시에 Tugsuu가 아침 가지고 오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간밤에 비가 잠시 내린데다가 바람도 강하게 불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애들 상태가 별로 안 좋다.
나도 약간 코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았으나, 일시적인 것이었는지 다행히 심하지는 않았다.

광야를 산책하며 아침도 느끼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진 뒤,
9시가 조금 넘어서 Dund gobi(Middle Gobi)의 Baga Gazalyn Chuluu를 향해 출발~!

남고비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니 못내 아쉽다.ㅎㅎ

 

< 숙소 전경 >

 


< 우물에서 낙타를 쫒는 감바 아저씨 >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물을 찾았다.
우리의 드라이버 감바가 열심히 물을 뜨는 도중
어디선가 한 무리의 낙타들이 물 냄새르 맡고 우물가로 찾아왔다.


< 만달고비의 어느 골목 >


가다 쉬고 가다 쉬며 오후 1시 10분 경, 둔드고비 주의 수도 만달고비(Mandal Govi)에 도착했다.
주유소를 들러 기름을 충전하고
슈퍼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산 뒤,
점심을 먹기 위해 도시 외곽지역으로 나갔다.

외곽 언덕지역에 도착한 우리.
배는 고픈데 바람이 너무 쎄서 도저히 조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결국 차 안에서 밥을 해먹기로 했다.

메뉴는 감자, 토마토, 오이, 버섯 등을 곁들인 밥,,



< 두 승려의 사원(two monk's monastery) >

밥을 먹고 한참을 달려 두 승려의 사원에 도착했다.(16:00)
하지만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는 바람에 차에서 내리자 마자 다시 탑승.

한 이십분을 기다렸을까..
빗줄기가 약해진걸 확인하고 다시 차에서 내렸다.
사원이라기 보다는 사원터에 가까운 곳이었는데,
암각화, 나무, 돌무더기 등이 남아 있었다.

사원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들으며 사원 윗쪽으로 올라가던 도중 또다시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급히 차로 뛰어 돌아왔으나 이미 완전히 다 젖은 상태,,
다들 상태가 너무 안좋아 남은 일정은 포기하고 그냥 숙소로 방향을 틀었다.


< 게르 내부. 옷 말리고 쉬눈 중 >

오늘의 숙소는 Rock Formation(Baga Gazariin Chulluu) 근처에 위치한 게르캠프.
도착하자마자(17:30) 다들 혹여 감기가 걸릴까(혹은 심해질까) 옷을 말리기 시작했다.

* Baga Gazariin Chulluu
The 1761-meter high granite stone mountains
in the territory of Adaatsagsoum, Dundgobi Aimag(Middle Gobi Province)
is another place with unique scenery that many tourists compare with lunar scenes.
The mountain contains remains of old temples.

- visitmongolia.com 참조


< Baga Gazaryn Chuluu 옆에 위치한 게르 캠프 >

6시반쯤 염소인지 양인지 알 수 없는 고기가 들어간 볶음밥으로 배를 채운 다음
비가 그친걸 확인 한 뒤, 가볍게 주위를 한바퀴 돌기 위해 게르 밖으로 나섰다.

어디선가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도 나를 따라왔다.

비 내린 뒤라 더욱 상쾌하여 그랬는지
걷다보니 욕심이 생겨 꽤 오래 걸었는데
카메라를 안 가지고 간게 조금 아쉽다.

고비에서의 마지막 밤이 못내 아쉬웠는지..
일행들과 꽤 긴 대화를 나눴다.

중간에 Tugsuu까지 합류하여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10시반.
다들 잘 준비를 하는 가운데, 홀로 밖으로 나왔다.

언제 우박을 뿌렸나는 듯, 깨긋이 갠 하늘에는 더 없이 많은 별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내일이면 못볼것 같은 이 광경을 눈에 발르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바닥에 드러누워 한시간여 동안 하늘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동쪽하늘 지평선 위해 밝게 떠 있는 목성은 물론
남쪽 지평선에서 북쪽까지 길게 뻗어있는 은하수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볼 수 있었으며,
독수리자리-거문고자리-백조자리를 잊는 여름철 대 삼각형, 궁수자리, 전갈자리, 목동자리 등 많은 별을 볼 수 있었고,
(제대로 샌게 맞다면..) 8개의 별동별과 2개의 인공위성도 볼 수 있었다.

고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9.(월). 고비에서 UB로 가는 길 1. Tsagaan Suvarga "

 


추위떄문에 잠을 설치며 눈을 뜨니 7시를 조금 넘은 시각이다.
낮에는 그렇게 덥더니.. 사막의 일교차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 같다.

항상 그렇듯..
씨리얼, 빵, 크래커 & 차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인 white mountain(tsagaan suvarga)을 향해 북쪽으로 출발!!

 

< 달란자드가드의 숙소.  가정집 옆에 설치한 게르 >

 

간만에 도시를 온 만큼 잠시 각자 볼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충전 & 인터넷 사용을 위해 도서관을 들르고,
공룡슈퍼에서 물과 물티슈를 보충한 뒤
10시를 조금 넘겨서 달란자드가드를 떠날 수 있었다.


< 달란자드가드 거리 >

남고비주('O'mn'o' govi Aimag)의 수도인 다란자드가드는
번잡하지 않은,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인구가 12,0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남고비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몽골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인 만큼
중심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11:35 남고비 어딘가의 길가에서 잠시 휴식 >


< 남고비 어딘가에 위치한 작은 마을.  12:45 >


 

 

< 남고비에서의 마지막 숙소 >

 

13:40 남고비에서의 마지막 숙소에 도착했다.
한낯의 햇볓을 피하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게르 밖 오두막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

< 작은 바위 언덕 >

햇살이 뜨거워 White mountain은 저녁에 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시간 여유가 생겼고,
게르에서 쉬고 있는 일행을 뒤로한 채
멀리 보이는 작은 바위 언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15:10)


< 언덕에서 바라본 게르 캠프 >

작렬하는 태양 아래 황무지를 걷는것도 좋았고
언덕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는 건 더욱 좋았다.

정말 얼마 안되는 높이의 언덕이었지만,
그걸 오른 것만으로도 360도로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렇게 1시간여를 혼자 놀다보니 어느덧 tsagaan suvarga를 향해 출발할 시간이 다가왔다.

 

 

< tsagaan suvarga 내려가기 >

 

숙소에서 20여분을 달려 white mountain에 도착했다. (17:00)
 Uran Tuya라는 9살 소녀와 함께...

깍아지는 듯한 절벽과 색색깔의 단층이 어우러진 tsagaan suvarga는 분명 절경이었지만
몇일 전 보았던 바양자끄와 유사한 모습이 있어서 그랬는지
여행에 지쳐서 그랬는지 사실 감흥이 그리 크진 않았다.

그래도 객관적으로 봤을 떄 손에 꼽을만한 절경인건 분명한 듯.


< tsagaan suvarga 1 >


* Tsagaan Suvarga(White Stupa)
Bayanzag, site of some most important paleontological discoveries,
where Roy Chapman Andrews, the famous American paleontologist,
and his expedition discovered in 1923 the first nest of dinosaur eggs the world had ever seen.
Till present time, paleontologiests from all over the world contivue to discover unique
paleontological foundings at this rich site.

- visitmongolia.com 참조






< tsagaan suvarga 2 >


< tsagaan suvarga 3 >

각자의 방식으로 white mountain을 감상하다가
6시반쯤 다시 게르 캠프를 향했다.

가는 길에 낙타젖 말린거(치즈같이 생겼음)를 먹어보기도 했으나,
신맛이 너무 강해 먹기 힘들었다.
(설마 진짜 상한걸 준 건 아니겠지;;)

작은 규모의 게르 캠프였는데,
마침 옆에 방문한 일행 중 한국인이 1명 포함되어 있었다.

두 그룹이 함께 어울려
저녁을 먹고
열심히 별을 찾아보는 가운데

고비에서 또 하루가 지나갔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8.(일). 얼금 계곡(Yolyn Am)을 지나 남고비의 중심 DalanzadGad로!!"

 


계속되는 여행에 피곤했는지 8시 20분이 되어서야 눈을 뜰 수 있었다.
간밤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항공용 이불 2장으로 버티려니 좀 추웠던 듯..
(아 가비.. 왜 침낭을 안가져와가지고..ㅋ)

눈은 떳지만 아침까지 계속된 강풍 때문에 산책을 할 수도 옷을 갈아 입을수도 없었다.
이래저래 오늘 일정은 조금 지체되는 분위기다.
결국 9시 반이 조금 넘어서야 욜린암을 향해 출발~!!


<강한 바람으로 문짝이 날아갈 것 같았던.. 홍고르 모래 언덕 캠핑장>

한시간 달리다 잠시 쉬고
 두시간 달리다가 잠시 쉬고
또 한시간 정도 달리다가
이번에는 기름이 떨어져서 휴식을 취했다.

햇살이 강했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더 없이 푸른빛이었다.

<13:40  차량 정비 중>

그렇게 20여분을 더 달려
오후 2시경
욜린암 인근의 둘레깅암(이름이 불확실;;)에 도착했다.

 

<몽골 여행 책자에 자주 등장하는 구도의 사진.  둘레깅암(?)에서 찍을 수 있다>


 

<좁은 길을 통과하면 이런 계곡이 등장한다>

 

딱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있는 협곡을 지나
이 계곡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얕은 시냇물가에서
점심을 먹은뒤
뒷산도 올라가보고 낮잠도 즐기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Horse Riding>

30여분을 더 달려 욜린암 인근 산의 정상을 지나서
또 20여분을 더 달린 끝에 오늘의 목적지인 욜린암 입구에 도착했다.(16:50)

여기부터 3km정도 걸어 들어갈 수 있었는데
1인당 5,000투그릭씩 내고 가는 길에 일부 구간은 말을 타고 가기로 했다.
 원화로 4,500원정도니 현지 물가를 생각하면 꽤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흥정의 여지가 별로 없더라는..;;


* Yolyn Am(Eagle Valley)
Yolyn am is the narrow canyon of a river which flows through Zuun Saikhan Mountain,
62 kilometers north-west of Dalanzadgad town, the center of South Gobi province.
It has been protected since 1965.
The Valley's remnant strams create ice formations
which you may find in the mouth of the valley as late as July.
The mountains surrounding the valley also provide habitat for Argali wild sheep
(one of the last wild great horned sheep) and ibex,
which may be spotted in the early morning as they walk along the mountain ridges.
Tollowing the canyon to the high rock walls has brathtaking dramatic scenery,
and no doub is one of the most beautiful places in the country.
Museum at the entrance of the valley.

- visitmongolia.com 참조



< 욜린암 >

그렇게 두 시간에 걸쳐서 욜린암 계곡을 보았다.
그늘과 바람으로 인해 40도에 육박하는 고비의 여름에도
얼음이 얼어있는 얼음 계곡으로 유명한 곳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얼음은 볼 수 없없다.
올해는 너무 더워서 녹아버렸다고.;;;

작은 개울과 주변에 핀 야생화들이 꽤 인상적이었으나
기대했던 얼음이 없어서 좀 아쉬웠음.

 

< 돌아오는 길 >

욜린암을 뒤로 하고,
남고비의 주도이자 최대도시인 달란자드가드(Dalandzadgad)를 향했다.(18:50)


< 남고비 최대 도시 Dalandzadgad 외곽의 저녁 >

오후 8시경 오랜만에 도시(?)에 도착한 우리는
그동안 못했던걸 하느라 부산스런 시간을 보냈다.
물도 사고, 맥주도 사고, 2,000원에 샤워(!!!)도 하고..

원래 일정상 투어 4일째에 샤워와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현대적인 숙소에서의 숙박을 기대했었는데,
알고보니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게르에서의 숙박이었다;;
샤워 또한 마을 공용 샤워장에서 돈 내고 하는 거였고...
말 그대로 '샤워와 배터리 충전이 가능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조금 허탈하기도 했지만
샤워 덕분에 오랜만에 느낄수 있었던 상쾌한 기분을 간직한 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잠자리에 들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7.(토), Khongor에서 사막을 느끼다."

 


6시 40분밖에 안되었는데도 저절로 눈이 떠졌다.  피곤함보다 설레임이 더 컸기 때문이었던 듯..
주위를 둘러보니 가비는 감기 때문인지,
건조한 날씨에서 비롯된 알러지 때문인지 무척이나 힘들게 자고 있다;;

대지 위에서의 아침은 항상 감탄을 자아내는 것 같다.  날이 맑든, 흐리든 상관없이...



 

 

<바양자끄의 아침>

7시가 조금 지나자 우리의 가이드 Tugsuu가 아침을 가져온다.
오늘 메뉴는 살라미-피클 샌드위치, 비스켓, 마른 빵, 그리고 뜨거운 차 한잔. 
반가운 음식이 나왔는데도 Shahof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뻗어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바양자끄의 아침2>

계획된 일정이 있으니 무턱대고 기다려줄수는 없는 노릇.
일행들을 억지로 깨워가며 출발준비를 했다. 
짐을 싸다보니, 첫날 많이 샀던 물이 벌써 반밖에 남지 않은듯 하다.
이제 겨우 투어 3일째인데..;;


<사막의 마을>

아침 9시경. 
물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되던 차에 
노련한 가이드는 우리를 어딘가에 있는 조그만 마을로 안내했다.
딱히 정해진 길도 없고, 특별한 경작지도 없는데, 여기는 대체 왜 마을이 생긴걸까...

 


 

<물을 보고 몰려드는 염소들>

우연히 발견한 파이프관에서 기분좋게 세수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홍고르 모레 언덕으로 출발.

 

 

<선명한 지평선>

한시간이나 달렸을까,
뒷자리에 앉은 Shahof가 차를 새운다.
또 기름이 새는것 같다고..;;
정말 in the middle of nowhere 였지만,
드문 드문 풀이 돋아나고 있는 벌판이 꽤나 매력적이었던 듯..

 

<고비의 노점상. 주로 돈을 받고 돌을 준다>

황량한 벌판 위에서 발견한 노점상.
다양한 종류의 돌들을 그럴듯하게 진열해놓고 팔고 있다.
아이들이 귀여워서 하나 사볼까 했으나,
암만 봐도 그냥 돌덩어리 같아서 나는 포기;;


 

<또 여긴 어딘가>

11시경 작은 언덕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건조한 바람이 부는 회색빛 땅. 
마치 다른 행성에 도착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듯한 풍경이었다.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곳.

 

<Khongor Sand Dune 캠핑장>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Khongor sand dune의 Ger 캠프에 도착했다.
잠시 후 어김없이 밥을 들고 등장하는 우리의 가이드.
고기, 옥수수, 콩을 곁들인 밥. 
평범하지만 고비에서 가장 많이 먹은 메뉴였던듯.

정오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
날이 선선해질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다른 이들이 게르에서 뻗어있는 동안
멀리 보이는 Sand Dune을 향해 산책을 시도해 보았다.

* Khongor sand Dune(Khongoryn Els)
A Mongolian largest sand dune named Khongory Els
has an extraordinary length of 180kilimeters and 15-20 meters wide
riching a height of 800 meters in some highest areas
lies on the northern part of the mountains of Sevrei and Zuulun.
The huge sand dune is part of desert zone which take up 2.7% of the country's territory.
There is an oasis near Khongor River at the northern edge of the sand dune.
The dunes make sounds like plane engines in a windy day
so it has been named as "Singing Dunes"

- visitmongolia.com 참조



 

<풍경화1>

가까이 갈수록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믿을수가 없었다.
평온한 초원, 황량한 모래언덕, 그리고 그림같은 하늘.


 

<풍경화2>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풍경에 취해 셀카를 찍다가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다시 게르로 돌아가기로 결정

홍고르 모래 언덕을 향한 두 번째 산책.
이번에는 가비와 Anne-Claire가 함께했다.
조금 다른 코스로 걸었지만 눈 앞의 풍경이 아름답기는 매한가지 였던듯.

 

<Khongor Sand Dune>

그렇게 도착한 홍고르.
한참을 앉아 모레를 느꼈다.

고독을 즐기고 싶어하는 Anne를 남겨두고
나와 가비는 일단 돌아가기로 결정.

멀리서 바라본 모래 언덕에 혼자 남아있는 1人.

 

<3등분>

다시 돌아온 게르 캠프.
이번에는 차를 타고 모두 같이 Khongor를 향해 가기로 했다.
오늘만 벌써 세번째다.ㅋㅋㅋ

말젖으로 목을 축이고 오후 8시쯤 다시 홍고르에 도착.
이번에는 정상을 향해 걸었다.
푹푹 꺼지는 모래속에서 균형 잡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쉬지 않고 불어오는 강한 바람은 모레를 머금어서인지 온몸을 얼얼할정도로 때려주었다.

급한 경사와 강한 바람때문에 일행 중 일부는 도중에 포기하기도 했지만,
나와 친구를 포함한 4명은 결국 정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옆에서 날쌔게 올라가던 애들이 없었다면 사실 나도 중간에 포기했을수도..;;)

정상에서 바라본 반대편에는
모래사막이 중국을 향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노을빛을 받은 사막은 그 어떤 풍경보다 강렬한 노란색을 띄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었으나,
모레를 머금은 바람에 카메라가 고장날까봐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너무나도 부드러운 모래언덕에서 멋지게 미끄러져 내려갈까 했으나,
막상 시도해보니
반바지속으로 모래가 너무 많이 들어가 생각보다 속도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시 도착한 게르캠프에서 점심과 비슷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나니 어느덧 한밤중이다.
Sand Dune 등정 한번에 모래가 귓속까지 쌓여 있었으나,
이제 모래먼지 속에서 자는건 익숙해진 듯.

물티슈 몇장으로 대강 몸을 닦은뒤,

몽골에서의 4번째 잠을 청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6.(금), Bayanzag에서 공룡의 혼적을 찾다."
 

 

몽골에서의 두번째 아침이자 게르에서 맞이하는 첫 번쨰 아침.

전날 피곤해서였는지, 아니면 잠자리가 춥고 불편해서였는지 잠을 조금 설쳤다. 
몽골 온지 얼마나 됐다고 조난당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지를 않나..;; 
그래도 꿈 속에서도 여행을 마치지 못하고 돌아간걸 후회했던걸 보면,
여행에 대한 내 의지는 꽤나 충만했던 듯 싶다.ㅋ

계획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아쉽게 일출은 놓쳤으나,
360도 사방에서 지평선이 보이는 광활한 대지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어제는 밤 늦게 도착해서, 이렇게 멋진 곳에서 잠을 자는줄 몰랐었는데..



 

<드넓은 대지에서 맞이하는 아침> 

 

<고비에서의 첫 번째 숙소>

 일어난 지 한시간쯤 지났을까.. 다른 일행들도 하나 둘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씨리얼, 빵, 크래커, 우유 등으로 가볍게 아침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인 바양자끄를 향해 출발~!! (AM09:10)


 

<우물 발견!!!>

 

 

 

<점점 사막에 가까워지는 듯.  초원이 사라졌다.>

우물에서 물도 뜨고,
나즈막한 돌산에서 휴식도 취하며,
어느덧 우리의 푸르공은 황무지로 둘러쌓인
왜 이런곳에 정착해서 살게 되었을지가 궁금한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PM01:00)

 

<Mandal-Ovoo village> 

 

<사막의 점심식사>

마을에 도착했을 당시 슬슬 배가 고팠으나,
땡볕 속에서 밥먹을 자리를 잡기가 마땅치 않아 일단 이동하기로 결정.
그러나 차를 타고 왜만큼 더 가서는 상황이 바뀔것 같지 않았기에,
중간에 그냥 자리깔고 앉아버렸다;;; (PM13:30 ~ 15:10)

보이는 사방에는 우리 밖에 없는 햇살 가득한 대지 위에서의 점심.



 

<어제까지만해도 그렇게 많던 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자끄나무(고비에만 있다!!)가 많은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 바양자끄>



점심을 먹고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드디어 목적지인 바양자끄에 도착했다.(PM05:00)
이동중에는, 잠시 쉬었던 돌산에서 낙타 다리 발견한거 말고는 뭐 그냥..
이제 슬슬 주위 환경에 적응돼었는지 창밖 풍경이 막 신기하고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다.

바양자끄에는 나무라고 부르기 민망한 크기의 식물(자끄나무)들이 좀 있었는데, 지명도 거기서 유래했다고.. 
고비에 오는 여행자들이 다들 거쳐가는 곳인지 꽤 큰 규모의 게르 캠프가 있었는데,
뜨거운 태양아래 이동하느라 모두 지쳐있었던지,
잠시 가진 휴식시간 모두들 게르 안에 누워있었다;; 


* Bayanzag(Flaming Cliffs)
Bayanzag, site of some most important paleontological discoveries,
where Roy Chapman Andrews, the famous American paleontologist,
and his expedition discovered in 1923 the first nest of dinosaur eggs the world had ever seen.
Till present time, paleontologiests from all over the world contivue to discover unique
paleontological foundings at this rich site.

- visitmongolia.com 참조

 

 

<게르 앞에 등장한 낙타 무리들>


힘들게 달려온 바양자끄에서 잠만 잘수는 없는법.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은 낙타를 타고 인근 화석 발굴지를 갔다오기로 했다.(PM06:00)


 

<낙타 Riding!!>


고비 일대에만 서식한다는 쌍봉낙타.

야생동물위에 올라타는건 태어나서 처음이었기에 적잖게 긴장했으나
낙타가 온순해서인지 교육이 잘되어서인지 별 탈 없이 올라탈 수 있었다.

사고예방을 위해 일렬로 서서 서로 서로 줄을 잡고 이동했는데,
줄지어 사막을 가로지르며 잠시 사막의 대상이 된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던 듯..


 

<바양자끄 인근 모래산에서 바라본 러시안 푸르공>


낙타 Riding을 끝내고 돌아온 캠프에서는 저녁에 쓰기 위한 양을 손질하고 있었다.
아직 해가지기까지는 여유가 있었기에, 우리는 피흘리는 양;;을 뒤로하고
근처 모래산에 잠시 갔다오기로 했다.(PM07:40)

고비사막은 공룡 화석 발굴지역으로 유명한데,
 고비에서 가장 먼지 공룡화석이 발굴된 곳이 바로 이곳 바양자끄이다. 
그런만큼 이곳에서 굴러다니는 돌을 잘 뒤지면 공룡 뼈를 찾을 수도 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낙타 타던 도 중 도중 안내인이 작은 돌을 혀에 붙이며 '이렇게 혀에 붙으면 공룡뼈'라고 하던데
(뼈가 아니면 작은 기공(?)같은 것들이 없어서 혓바닥에 안붙는다고),
그게 공룡뼈인지 낙타뼈인지 내가 구별할 방법이 없으니..ㅋ


 

<바양자끄 인근 모래산에서의 일몰>


단단한 모래로 이루어진 작은 언덕이었는데,
깎아지는 듯한 절벽과 대조되는 평평한 정상이 인상적이었다. 

가이드의 말로는 이곳이 오랜 옛날에는 호수와 폭포였다고..


 

<바양자끄 인근 모래산에서.>


모래산에 올라 돌도 뒤적이고 사진도 찍으며 해질무렵의 고비를 마음껏 즐겼다. 
낯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햇살의 힘이 약해져서인지 모두들 기분좋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듯.

돌아온 캠프에는 야영자들을 위한 양고기가 준비되어있었다.

양념이 안됐던 탓인지 조금 역겹기도 했으나(결국 비상시를 위해 준비했던 고추장을 꺼냈음;;)
하루 종일 싸돌아다니고 배가 고파서였는지 무사히 할당량을 먹었다. 
첫날 준비했던 수박도 먹고, 밤하늘의 별도 보며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는 가운데, 


고비에서의 두 번째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0.8.4.(수) 오후 7시 30분, 울란바토르행 비행기에 오르다."

 

간단하게 썼지만 몽골을 향해 떠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출발전 갑작스레 발표난 인사이동으로 인하여 계획해왔던 
휴가를 쓰는 것임에도 장기간 자리 비우는것이 부담으로 다가왔고, 출국 당일 새벽까지 이어졌던 술과 함께한 발령자들과의 작별 인사 덕분에 여행에 대한 설레임 따위는 전혀 느낄수 없는 두통으로 가득한 아침을 맞이하여야 했다.  해외 여행경험이라곤 단체 패키기 1번 밖에 없었던 친구가 출발을 겨우 40분 남기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 어려움은 절정에 달했는데, 우리가 탑승할 예정이었던 몽골항공 여객기의 탑승 수속이 이미 끝났음을 그제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전화기를 붙잡고 인천공항을 수차례 뛰어다닌 끝에, 우리는 비행기를 놓쳤다는 현실을 직시하였다.   하지만 어렵게 쓴 휴가를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릴수는 없는 노릇, 여행사의 도움에 힘입어 가까스로 1시간 뒤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렇게라도 떠날 수 있었던게 어디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요금을 생각하면...아아ㅁㅑㄷㄻㄴ;;;

2010년 8월 기준으로 인천 - 울란바타르 구간은 하루에 운항하는 비행기가 단 두대 뿐이었다.(대한항공 1번, 몽골항공 1번)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바로 1시간 뒤에 대체 항공편이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었던 듯.

3시간여의 비행은 우리를 울란바토르의 칭기스칸 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늦은 밤 처음 도착한 낯선 땅.  오직 입국 수속만을 위해 좁은 줄에서 한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나선 칭기스칸 공항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공항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허술한 모습이었고.. 어둠에 잠긴 싸늘한 공항 밖 광경은 우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Pick-up 서비스를 신청해놓은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UB Guesthouse 전경>


UB게스트하우스는 몽골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곳이다. 
투어프로그램또한 이곳에서 안내받았으니, 사실상 몽골 여행 전체를 책임져 준 곳이라고도 할 수 있을듯.

출발전 '투어 프로그램이 가장 잘 갖춰진 곳'으로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몇몇 Guest House에 컨택했었고,
UB에서 날아온 한글로 된 답장을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이곳을 숙소로 정했다. (여기 사장님이 한국분임)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Guest House 중 한 곳이지만,

한국 기준으로 본다면 시설 등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이 몽골이라는 점과 U$6에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어가 통한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듯.

첫날 묵었던 방은 6불짜리 도미토리였다.
거실에 4인, 방에 2인, 총 6인이 하나의 아파트를 쓰는 구조였다.
뭐 대강 이런식으로..


 

<도미토리 내부 1 : 침대>


 

<도미토리 내부 2 : 침대 옆에 있는 부엌 & 테이블>

 

 

<고비 갔다와서 잠시 묵었던 트윈룸 내부>

첫날 묵었던 도미토리에는 이미 2명의 아일랜드人이 묵고 있었다.
비행기 놓친 여파로 UB게스트하우스에 밤 11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기에 주위를 둘러보거나 할 여유는 전혀 없었고.. 
간단히 주인장과 투어 프로그램만 조율한 후,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이고 잠을 청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