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7.(토), Khongor에서 사막을 느끼다."

 


6시 40분밖에 안되었는데도 저절로 눈이 떠졌다.  피곤함보다 설레임이 더 컸기 때문이었던 듯..
주위를 둘러보니 가비는 감기 때문인지,
건조한 날씨에서 비롯된 알러지 때문인지 무척이나 힘들게 자고 있다;;

대지 위에서의 아침은 항상 감탄을 자아내는 것 같다.  날이 맑든, 흐리든 상관없이...



 

 

<바양자끄의 아침>

7시가 조금 지나자 우리의 가이드 Tugsuu가 아침을 가져온다.
오늘 메뉴는 살라미-피클 샌드위치, 비스켓, 마른 빵, 그리고 뜨거운 차 한잔. 
반가운 음식이 나왔는데도 Shahof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뻗어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바양자끄의 아침2>

계획된 일정이 있으니 무턱대고 기다려줄수는 없는 노릇.
일행들을 억지로 깨워가며 출발준비를 했다. 
짐을 싸다보니, 첫날 많이 샀던 물이 벌써 반밖에 남지 않은듯 하다.
이제 겨우 투어 3일째인데..;;


<사막의 마을>

아침 9시경. 
물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되던 차에 
노련한 가이드는 우리를 어딘가에 있는 조그만 마을로 안내했다.
딱히 정해진 길도 없고, 특별한 경작지도 없는데, 여기는 대체 왜 마을이 생긴걸까...

 


 

<물을 보고 몰려드는 염소들>

우연히 발견한 파이프관에서 기분좋게 세수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홍고르 모레 언덕으로 출발.

 

 

<선명한 지평선>

한시간이나 달렸을까,
뒷자리에 앉은 Shahof가 차를 새운다.
또 기름이 새는것 같다고..;;
정말 in the middle of nowhere 였지만,
드문 드문 풀이 돋아나고 있는 벌판이 꽤나 매력적이었던 듯..

 

<고비의 노점상. 주로 돈을 받고 돌을 준다>

황량한 벌판 위에서 발견한 노점상.
다양한 종류의 돌들을 그럴듯하게 진열해놓고 팔고 있다.
아이들이 귀여워서 하나 사볼까 했으나,
암만 봐도 그냥 돌덩어리 같아서 나는 포기;;


 

<또 여긴 어딘가>

11시경 작은 언덕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건조한 바람이 부는 회색빛 땅. 
마치 다른 행성에 도착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듯한 풍경이었다.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곳.

 

<Khongor Sand Dune 캠핑장>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Khongor sand dune의 Ger 캠프에 도착했다.
잠시 후 어김없이 밥을 들고 등장하는 우리의 가이드.
고기, 옥수수, 콩을 곁들인 밥. 
평범하지만 고비에서 가장 많이 먹은 메뉴였던듯.

정오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
날이 선선해질때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다른 이들이 게르에서 뻗어있는 동안
멀리 보이는 Sand Dune을 향해 산책을 시도해 보았다.

* Khongor sand Dune(Khongoryn Els)
A Mongolian largest sand dune named Khongory Els
has an extraordinary length of 180kilimeters and 15-20 meters wide
riching a height of 800 meters in some highest areas
lies on the northern part of the mountains of Sevrei and Zuulun.
The huge sand dune is part of desert zone which take up 2.7% of the country's territory.
There is an oasis near Khongor River at the northern edge of the sand dune.
The dunes make sounds like plane engines in a windy day
so it has been named as "Singing Dunes"

- visitmongolia.com 참조



 

<풍경화1>

가까이 갈수록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믿을수가 없었다.
평온한 초원, 황량한 모래언덕, 그리고 그림같은 하늘.


 

<풍경화2>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풍경에 취해 셀카를 찍다가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다시 게르로 돌아가기로 결정

홍고르 모래 언덕을 향한 두 번째 산책.
이번에는 가비와 Anne-Claire가 함께했다.
조금 다른 코스로 걸었지만 눈 앞의 풍경이 아름답기는 매한가지 였던듯.

 

<Khongor Sand Dune>

그렇게 도착한 홍고르.
한참을 앉아 모레를 느꼈다.

고독을 즐기고 싶어하는 Anne를 남겨두고
나와 가비는 일단 돌아가기로 결정.

멀리서 바라본 모래 언덕에 혼자 남아있는 1人.

 

<3등분>

다시 돌아온 게르 캠프.
이번에는 차를 타고 모두 같이 Khongor를 향해 가기로 했다.
오늘만 벌써 세번째다.ㅋㅋㅋ

말젖으로 목을 축이고 오후 8시쯤 다시 홍고르에 도착.
이번에는 정상을 향해 걸었다.
푹푹 꺼지는 모래속에서 균형 잡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쉬지 않고 불어오는 강한 바람은 모레를 머금어서인지 온몸을 얼얼할정도로 때려주었다.

급한 경사와 강한 바람때문에 일행 중 일부는 도중에 포기하기도 했지만,
나와 친구를 포함한 4명은 결국 정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옆에서 날쌔게 올라가던 애들이 없었다면 사실 나도 중간에 포기했을수도..;;)

정상에서 바라본 반대편에는
모래사막이 중국을 향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노을빛을 받은 사막은 그 어떤 풍경보다 강렬한 노란색을 띄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었으나,
모레를 머금은 바람에 카메라가 고장날까봐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너무나도 부드러운 모래언덕에서 멋지게 미끄러져 내려갈까 했으나,
막상 시도해보니
반바지속으로 모래가 너무 많이 들어가 생각보다 속도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시 도착한 게르캠프에서 점심과 비슷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나니 어느덧 한밤중이다.
Sand Dune 등정 한번에 모래가 귓속까지 쌓여 있었으나,
이제 모래먼지 속에서 자는건 익숙해진 듯.

물티슈 몇장으로 대강 몸을 닦은뒤,

몽골에서의 4번째 잠을 청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