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pa Valley2025. 3. 10. 22:13

< 나파밸리에 위치한 Bouchon Bakery >

 

 

2022.5.17.  한국에서 미국으로 단기 연수를 온 친한 후배님들을 모시고 샌프란시스코 주변 관광을 시켜주었다.

 

1) 뮈어우즈에서 빽빽한 레드우드 사이를 거닐며 자연을 즐기고,

2) 나파밸리의 미슐랭 1스타 식당으로 나름 유명한 Bouchon에서 점심을 먹고,

3) 나파밸리의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즐기고,

4) 소살리토에서 바닷가를 즐긴 뒤

샌프란시스코로 복귀하는 일정이었는데,

 

끝날때 물어보니 3명 모두 나파밸리 와인 테이스팅이 가장 좋았다는 공통된 의견을 주었다.

이때를 계기로 '내가 그동안 나파밸리 와인 테이스팅의 매력을 과소평가 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입구 > 

 

 

멀리서 온 후배님들과 함께하는 만큼 어느 와이너리를 갈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 돌아갔을 때 자랑할만한 곳을 가는게 좋을 것 같아 스택스립와인셀러를 방문하게 되었다.

 

* 참고로 나파밸리에는 비슷한 이름의 Stags' Leap Winery 또한 존재한다. 

서로 인근에 위치해있는 와이너리인데(Stags Leap 자체가 나파밸리의 일부 지역을 칭하는 지명임)

둘 다 좋은 곳이긴 하지만 분명 서로 다른 곳이므로, 햇갈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차장에 내리면 

유쾌한 조각상이 방문객들을 반겨주며,

조각상 뒤로 FAY 와인의 포도를 재배하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다.

오늘처럼 날씨가 좋을때에는 사진 왼편으로 보이는 포도밭 바로 옆의 야외에서 테이스팅을 진행하게 된다.

 

 

 

 

< Stag's Leap Wine Cellars 로비 벽면 >

 

 

이곳이 유명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파리의 심판' 때문이다.

1976년 큰 기대 없이 진행되었던 나파와인 vs 프랑스와인의 블라인트 테스팅에서

의외로 나파밸리 와인이 프랑스 와인을 완벽히 이겨버리는 대이변이 발생했는데,

당시 레드와인 1위로 선정된 와인이 바로 이곳 Stag's Leap Wine Cellars의 S.L.V. Cabernet Sauvignon 이었다.

 

이 한번의 블라인트 테이스팅 결과는 세계에 보도되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나파밸리를 포함한 소위 신대륙 와인들이

결코 전통의 구대륙 와인에 뒤지지 않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이벤트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만화인 '신의 물방울'에서도 자세하게 언급된다고 한다.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했더니, 이곳 와이너리의 서버가 신의 물방울 해당 페이지를 보여주었음)

 

이런 이유 등으로 Stag's Leap Wine Cellars의 와인은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파리의 심판 1위 와이너리'라고 설명해주면

'좋은 곳이구나'라는 반응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만큼

한국 손님들을 모시고 갈때마다 만족도가 높았던 곳이고,

 

그 외 다른 여러 이유들이 결합되어 이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와이너리가 되었다.

  

 

 

 

< Judgement of Paris 기념물 >

 

로비에는 파리의 심판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은 물론,

당시 심사위원들의 평가 노트 등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으므로

테이스팅 전 가볍게 둘러보면 좋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테이스팅 >

 

'22년 방문 당시만 해도 1인당 $60불 수준의 기본 테이스팅과

$75불 수준의 Estate tasting 이라는 두 가지 옵션이 제공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첫 방문이었던 만큼 저렴한 기본 옵션을 선택했고,

카베르네소비뇽 뿐만이 아닌 말벡, 메를로 등으로 구성된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었다.

담당서버 였던 Jojo는 매우 유쾌한 분이었고,

시작부터 꽂아준 20불 팁의 힘일수도 있겠지만 멀리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S.L.V. 등 기본 테이스팅 메뉴에 포함되지 않는 고급 와인 또한 여러잔 맛을 볼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 Stags' Leap Wine Cellar는 '23년말 오너쉽이 바뀌게 되면서 와인구성 및 테이스팅 옵션이 많이 바뀌었다.

'24년말 현재 테이스팅은 단일 옵션(1인당 $90 수준인데 '22년 당시 estate tasting과 구성이 유사함)만 존재하며,

까베르네소비뇽이 아닌 다른 레드와인 품종(메를로, 말벡 등)은 더이상 판매하지 않고,

레드와인은 오직 카베르네소비뇽만 취급한다.

 

 

 

 

< 유쾌하게 포즈를 취해준 Jojo >

 

 

와이너리의 분위기도 좋고 서버도 친절했던 만큼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결과적으로 일행들이 와인을 꽤나 많이 구입하는 바람에 테이스팅 비용 전체를 면제 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기본 테이스팅이 아닌 조금 더 비싼 estate tasting을 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조금 있다.

 

 * 이날을 계기로 알게되었는데 많은 와이너리들이 일정금액 이상의 와인을 구입하는 경우

테이스팅 비용을 할인&면제 해주곤 한다.

다만 이 부분은 와이너리마다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달라지므로

와이너리 방문과 더불어 와인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예약시 혹은 방문전 전화를 통해

tasting fee waiver policy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는걸 추천하고 싶다.

(유명한 와이너리 중 Caymus의 경우 '23년 방문 당시 구입비용 전액을 테이스팅 비용에서 면제해 주었으며,

반대로 Duckhorn의 경우 아무리 많이 구입하더라도 테이스팅 비용을 깎아주지 않았음.)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안내 >

 

 

'22년 당시만 해도 FAY가 $150불, SLV가 $195불 수준이었다.

당시에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2년뒤 방문해보니 가격이 훨씬 오른걸 확인할 수 있겄다.

물론 빈티지의 차이도 있겠지만, S.L.V가 2년뒤 $250으로 인상될걸 알았다면 이때 좀 구입해 둘걸 하는 후회가;;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너리 안내 >

 

 

다른 와이너리들과 달리 스택스립의 테이스팅이 좋았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맛보는 와인이 생산된 포도밭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많은 와이너리들이 포도를 다양한 곳에서 공급받는만큼

구성에 따라 그날 맛보는 와인 중 어떤것도 눈앞의 포도밭에서 재배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나파밸리 특정 estate에서 생산된 와인은 가격이 비싸므로 저렴한 tasting의 경우 대부분의 와인이

나파밸리가 아닌 미국 전역 / 심지어 해외에서 공수된 포도로 만들어진 경우도 종종 있음)

 

반면, Stag's Leap의 경우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세 가지 Cabernet Sauvignon(FAY, S.L.V & Cask 23)은 모두

눈 앞의 와이너리에서만 재배된다.

 

와인을 잘 모르긴 하지만 

파리의 심판으로 대표되는 역사&명성과 더불어

눈 앞에서 재배되는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을 맛본다는 감성이 어우러져

매우 만족스러운 테이스팅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테이스팅 >

 

 

5월 방문의 기억이 너무 좋았던 탓에,

2022년 7월 31일 한국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Stag's Leap Wine Cellar를 재방문했다.

 

여름 성수기임에도 일요일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다른 손님들이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음은 물론

포도밭이 바로 보이는 좋은 자리에서 시간 걱정 없이 여유롭게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었다.

 

* 많은 와이너리들이 1시간~1.5시간 정도로 테이스팅 시간에 제한을 둔다고 명시해두고 있지만,

다음 손님이 없는 경우라면 시간에 있어서 관대한 경우가 많다. 

물론 Opus One 처럼 칼같이 시간을 지키는 경우도 있으니 이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테이스팅 메뉴 : Estate Flight >

 

 

5월 방문시와 달리, 이번에는 조금 더 좋은 Estate Flight 테이스팅을 시도해보았다.

Stag's Leap을 대표하는 FAY 카베르네소비뇽, S.L.V. 카베르네소비뇽은 물론 

가장 고급인 Cask23 또한 포함되어 있었기에 

와인 맛은 잘 몰라도 기분에 매우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테이스팅 >

 

 

한 번에 여러잔을 깔아두고 서로 비교해보며 맛을 즐길 수 있었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테이스팅 >

 

 

 

5월 방문도 매우 만족스러웠고,

7월 가족과의 방문은 더욱 만족스러웠기에

이날을 계기로 이곳 스택스립 와인셀러가 내게는 최고의 와이너리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 같다.

 

 

 

 

 

 

 

< Stag's Leap Wine Cellars 와인 테이스팅 >

 

Posted by alpha auri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