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9.월 Jerusalem
< Temple Mount 내에 위치한 바위의 돔 1 >
사실상 패키지에 가까웠던 친구라기보다는 학교 동기들이 이끄는 학교 단위 트렉이다보니
자유여행 다닐때에 비해
여행지에 대한 사전 조사도 제대로 해오지 않았고
막연히 '중요한 장소는 다 방문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안일하게 여행하고 있던 중...
예루살렘 도착한날 같은반 친구 몇몇이 다음날 오전 개별행동을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식 일정상에 Temple Mount를 방문하는게 빠져있다고;;
사전 준비가 없다보니 정확한 의미는 몰랐지만
Temple Mount에 위치한 황금색 돔의 존재와 중요성은 대강 알고 있었기에
큰 고민없이 개별행동에 조인하기로 했다.
어차피 예정되었던 단체 일정이 일종의 강연이었으므로 또 다른 세뇌교육보다는 재밌을거라는 판단하에..
주최한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는 했지만
예루살렘까지와서 템플마운트를 안갈수는 없으니..;;
< Temple Mount 입구 >
택시를 타고 도착한 템플 마운트 입구는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서있었다.
줄을 서는 순간부터 이 곳이 예사롭지 않은 장소임을 직감할 수 있었는데
우선
시큐리티 체크가 굉장히 빡셌고(긴 줄의 원인)
두 번째로
'유대인 출입 불가'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공식일정에서 빠진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 유일하게 유대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공간.
트렉의 주선자들이 유대인들이었으니
일정을 짜면서 본인들이 갈 수 없는 곳을 포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템플마운트가 일정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이 납득되었다.
그래도 한국인이 주최한 코리아트렉에서는 DMZ 포함시켰음;;
< 출입금지 싸인 >
이쯤에서 간단히 이곳의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해보면...
3개 종교(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이곳 템플마운트이다.
고대 유대교 역사에서 솔로몬왕이 성전을 세웠던 곳.
이 후 예루살렘 성전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파괴와 재건을 반복하게 된다.
로마의 파괴 이후 이 자리에 유대교의 성전은 더 이상 세워지지 못했고
이슬람 세력이 예루살렘을 장악한 이후 템플마운트에는 이슬람 모스크(바위의 돔)가 세워졌다.
문제는 이곳에 지어진 이슬람 모스크(바위의 돔)가 단순한 모스크가 아니라는 점인데..
이슬람에 따르면.. 이곳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했다는 전승이 내려오는 장소이다.
이곳 성전의 바위(유대교에 따르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다는 바로 그 제단)에서
무함마드가 예배를 드린 뒤 하늘로 올라가 하나님을 만나 계시를 받은 후
다시 내려와 메카로 돌아갔다는 이슬람 전승에 따라
예루살렘은 메카, 메디나와 함께이슬람의 3대 성지로 대접받고 있다.
즉 같은 암반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두 종교의 메인 이벤트가 발생한 셈이다;;
이런 역사적/종교적 의미 때문에 템플마운트 지역은
두 종교 신자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현대 이스라엘의 정치적 긴장관계가 더해짐에 따라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장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 검색대 통과 후 가는길. 다리 왼편으로 통곡의 벽이 위치해 있다. >
이스라엘 건국 후 이지역의 새로운 지배세력이 된
극단주의적인 유대교 신자들의 경우
템플마운트 위의 이슬람 모스크(바위의 돔)를 허물고 새로운 유대교 성전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을 건드렸다가는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 중동의 화약고가 폭발하게 될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이스라엘 정부 조차도 이곳에 제한적인 출입만 허용하기로(유대인 출입 금지) 결정했다고..
이래저래
예루살렘의 오랜 역사와
복잡한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로 꼽을만 한다.
< Western Wall(통곡의 벽) >
성전을 잃은 유대인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성산 출입구 방면에 위치한 Western Wall(통곡의 벽)이다.
유대교에 따르면 제례를 성전 자리에서 올려야 하는데
그자리에 이슬람 모스크가 위치해있을 뿐더러 유대인은 출입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나마 성전에 가까운 템플마운트 서쪽 벽에 유대교 신자들이 모이게 된 것이다.
< 반대편으로 보이는 구시가지 유대인 구역 >
템플마운트를 포함하는 예루살렘 구시가지는
4개의 구역(템플마운트 별도 분류시 5개)로 구별되어 있다.
기독교인/무슬림/유대인/아르메니아인 거주구로 구별되어 있으며
Western Wall(통곡의 벽)는 유대인 구역의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
이 좁은 예루살렘 구시가지 안에
템플마운트, 성분묘교회(기독교인 구역), 다윗 탑과 성채(아르메니아인 구역) 등
역사적/종교적 명소들이 밀집해있으니..
이곳을 두고 왜 그렇게 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 Temple Mount 내에 위치한 바위의 돔 >
힘들게 들어온 템플마운트 내부는 생각보다는 여유로웠다.
무슬림이 아닌 경우 모스크 내부 관람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외관밖에 볼 수 없었지만
황금으로 덮인 돔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 Temple Mount 내에 위치한 바위의 돔 >
힘들게 들어왔으니 다양한 각도에서 바위의 돔 감상 중...
< Temple Mount 내에 위치한 바위의 돔 >
그렇게 한참을 보내고
반대쪽 출구로 나갔다.
< 출구 >
무슬림 구역 방면 출구를 이용했던 탓인지
히잡을 두른 무슬림 아주머니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 성모마리아 탄생지 >
몇 걸음 가지 않아 우연히 도착한 성모마리아 탄생지.
역시 예루살렘 구시가지에는
역사적 명소가 지천에 널려있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 Gethsemane 교회 >
구시가지 동쪽 성벽 경계 바로 바깥쪽에 위치한 Gethsemane 교회.
우버 부르려고 큰길가로 향해다가 발견;;했는데
관광객이 많아 들어가 보았던 곳이다.
웬지 정원이 너무 잘 꾸며져있다 싶어서
정원을 돌아보았는데
나중에 봤더니 성경에 등장하는 올리브 정원이라고...
역시 예루살렘 답다.
< Gethsemane 정원 >
그렇게 오전 개별행동을 마무리하고
점심식사시간에 맞춰서 단체 일행에 합류했다.
오후 일정은 대통령(!) 면담으로 시작된다.
< 대통령궁. 앞의 아저씨는 대통령이 아닌 비서/보좌관임. >
미국 명문대 트렉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던 대통령궁 방문 이벤트.
이스라엘 정치체제 특성상 실권은 총리가 쥐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나라의 대통령과 면담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는 않을터.
짧은 강연 후 간단한 후속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는데
돌직구 질문이 나오지는 않았던 탓에
컨텐츠 자체는 조금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인상깊었던 순간이었다.
물론 삐딱하게 보자면
이스라엘 트렉 전반에 걸쳐서 이루어진 세뇌교육의 일환으로 볼수도 있겠지만
(강연 컨텐츠 역시 동일한 맥락이었음)
대통령궁에서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컨텐츠를 기대할수는 없으니..;;
< 홀로코스트 박물관 >
다음으로 홀로코스트 뮤지엄을 방문했다.
인류사에 되풀이되어서는 안되는 비극적인 사건.
교육, 다양한 매체 등을 통해
모두 이미 알고있는 사건이지만
생동감있는 자료가 가미되면 생생함이 배가될 수 밖에 없다.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따라 투어가 진행되는데
투어의 마지막은 홀로코스트 발생으로 유대민족국가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각지에서 몰려온 유대인에 의해 이스라엘이 건국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아품에 충분히 공감하고
다시는 이런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홀로코스트의 발생이 왜 (지금 형태의) 이스라엘 건국을 정당화하는지에는
여전히 약간의 의문이 남는게 사실이다.
< 홀로코스트 박물관 >
그렇게 오후일정을 마무리하고
저녁식사 후
통곡의 벽으로 이동했다.
즉, 공식 일정에서 템플마운트 지역을 방문하기는 했는데
주최하는 학생들이 템플마운트 내부는 들어가지 못하니
외부 통곡의 벽 일대만 둘러보는 일정으로 프로그램을 짜게 된 것 같다.
< Western Wall(통곡의 벽) >
꽤 늦은 시각이었으나
전통 복장을 갖춘 많은 유대교 신자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지하로 연결된 내부 >
통곡의 벽 옆쪽으로는
지하로 연결된 내부(Kottel Tunnels) 투어가 진행되었는데
곳곳에서 기도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제례를 성전 자리에서 올려야하는데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설명 중 >
옛날 성전이 지어지고
파괴된 후 새로 지어지고
다시 파괴되고
하던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과거 성전터의 상당부분은 수미터 땅 속으로 파뭍혀 버렸고...
그에 대한 조사/발굴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터널이 만들어진 이유)
시뮬레이션을 곁들인 설명을 들으면서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에서의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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