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14(일) 판공초 투어 - 첫째 날
< 판공초 >
드디어
판공초 투어를 떠나는 날이다.
어제 계약한 투어에 조인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한국인 와이프와 결혼한 현지인(겟초)이 운영하는 여행사(Hayan Himalaya) 앞으로 향했다.
8시까지 나오라고 해서 시간맞춰 나갔더니
이미 다른 일행들은 먼저 도착해서
투어에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각기 흩어져있다고..
빵 하나 사서 입에물고
일행이 다시 모이기를 기다렸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투어를 하게 될지 기대반 걱정반...
< 출발 >
서로 다른 한국인 투어 2개 중
이 투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일행 4명 중 2명이 혼자 온 여행객이라는 여행사측의 안내 때문이었다.
이미 친한 사람들 무리에 끼이는것 보다는
혼자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마음이 편할것 같아서였는데..
막상 와서보니
나 포함 5명 모두가 혼자 다니는 여행객들이었다.ㅋ
몇마디 나누어보니 거친 첫인상과 별개로 사람들도 좋아보이고(ㅋㅋㅋ),
자리정하는 가위바위보도 이기고,
이래저래 가벼운 마음으로 지프에 올랐다.(08:50)
< 판공초 가는길 1, 황량한 레 교외 >
연 강수량이 100mm도 되지 않는 황량한 기후 답게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자 황량한 땅이 펼져졌다.
몽골 고비사막도 그렇고
황량한 사막지대는 이국적인 느낌이 강하고 햇살이 강렬한 탓에
확실히 매력있는 여행지인 것 같다.
막상 살라고 하면 물이 부족해서 여러모로 힘들겠지만...;;
< 중간 휴식. 레에서 35km, 판공초까지 113km >
한시간 여를 달린 뒤,
군것질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준비해온 퍼밋을 제출하고,
다시금 판공초를 향해 출발~!
< 판공초 가는길 2, 언덕 위의 곰파 >
가이드북을 보면
레 주변 주요 관광지로 많은 곰파들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 하나 의미있는 장소이겠지만,
티베트불교에 큰 관심이 없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몇 개 돌아보고 나면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 곰파를 보면
회백색의 깔끔한 외벽과
언덕 위에 세워진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데,
막상 차를 타고 가다보니
꽤 많은 수의 곰파들이 보여
시간이 지날수록 감흥이 줄어들었다는..;;
< 판공초 가는길 3, 계단식 밭(?) >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지만
만년설이 녹은 물이
계곡으로 흘러드는 덕분인지,
계곡 지역에서는 논-밭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녹아든 지류 중 하나가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로 유명한 인더스강의 원류가 된다.
< 판공초 가는길 4 >
지형적 특성상
레에서 판공초를 가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세 번쨰로 높은 창라를 지나가야 한다.
해발 3,500m의 레에서
해발 5,300m의 창라로 가야하니
도중 상당한 구간의 오르막을 지나야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짧은 시간에 차를 타고 고도를 올리다보니
조금씩 컨디션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 판공초 가는 길 5 >
중앙선도 없고, 외곽에 안전 펜스도 없는 오르막인데
우리의 드라이버는 아무렇지 않은듯 여유롭게 핸들을 돌린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바위산을 따라 만들 길이었기에
비, 계곡물 등 약간의 충격만 가해져도 산사태가 나기 쉬운 구간이고,
실제로 도로 유실로 몇 시간씩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창라 1 >
오르막을 한참을 달린 끝에 창라에 도착했다.(11:40)
차를 타고 온 탓에 비교적 쉽게 도착하긴 했지만
태어나서 가본곳 중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다.
확실히 산소가 부족한게 느껴졌기에
사진 찍는것도 조심조심,
화장실 가는것도 조심조심..
일행 중 한 분은 고산병 증세가 심하다는 판단 하에
근처의 응급실(?)에 들어가 산소를 요청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워낙 많은 탓인지
이것들이 혈압 제보고 이정도면 괜찮다고 가볍게 패스했다고;;;
< 창라 2, 만년설이 보인다 >
< 창라 3 >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며 30여분간 창라 도착을 기념한 뒤,
차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12:10)
< 판공초 가는 길 6 >
< 판공초 가는 길 7 >
그렇게 한참을 달려
작은 다리를 건너니 마을이 나온다.
한번 더 퍼밋을 제출하고(군사지역이라 검문 검색 절차가 많은 듯..)
판공초로 향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앞으로 이 마을에 오래 머물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음;;
< 판공초 1 >
1시간여를 더 달리니
멀리서 조금씩 푸른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이번 인도 여행의 가장 큰 이유였던
판공초에 도착했다.(14:30)
< 판공초 2 >
2시 반 판공초 초입의 루쿵에 도착한 뒤
점심도 먹을겸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영화 '세 얼간이'의 추억을 찾아 온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초입에 있는 식당 이름이 3-idiots다;;
별거 아닌 상술이지만,
어차피 비슷비슷한 식당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되는 상황이니
자연스레 '세 얼간이' 식당으로 향했다;;
호수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은 뒤,
호숫가로 내려가
다들 열심히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 판공초 3 >
< 판공초 4 >
< 판공초 5, Behind the Scenes >
한참을 그렇게 놀다 생각해보니,
루쿵은 우리의 목적지다 아니었다;;
오늘 밤을 보낼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어딘가 짱박혀 있는 기사를 찾아서
스망믹으로 이동..
마음같아서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메락까지 갔으면 했는데,
우리의 불친절한 기사;;가 메락까지는 너무 멀어서 힘들다고..;;;
사실 시간도 늦었고
메락까지 갈 경우,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안찾는 지역인 탓에
숙소 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에
그냥 스팡믹까지만 가기로 결정.
< 스팡믹 텐트촌 >
판공초 인근에서 숙소 선택 옵션이 가장 다양한 스팡믹이었지만
막상 와보니 숙소 가격대가 심상치가 않다;;
인도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서 물가 감각이 없는 나로서는
'그냥 돈 더 주면 되지'라는 마인드였는데,
현지 물가에 익숙해진 우리 일행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물가였던듯..
결국 침대 2개있는 텐트에 엑스트라 베드 하나 추개해서
1,500루피에 타협했다.
(즉, 침대 3개 붙여서 5명이 자는걸로;;)
그렇게 텐트에 짐 풀고 쉬고 있으니
어제 조인할까 고민했었던 다른 한국인 그룹들이 도착해서
옆의 텐트에 짐을 푼다..
뻔한 여행지라 결국 이렇게 만나는듯..-_-;;
< 판공초 6 >
판공초에서 열심히 점프샷 찍다가 고산병으로 뻗어버린 성필이는 숙소에 버려두고;;;
그나마 멀쩡한 사람들 몇몇과 호숫가 산책에 나섰다.
이와중에 형님 한 분은 판공초 입수를 시도하시기도;;
저러다 한 명 더 뻗어버리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음.ㅎㅎ
< 판공초 7 >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다 보니
어느덧 저녁시간이다.
부지러한 일행들이 아침에 미리 장을 봐놓은 덕분에
캠프파이어로 저녁을 대체하기로 결정.
현재형이 닭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 텐트촌의 저녁 >
< 캠프파이어 준비 >
생각보다 닭이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고
장작값이 비싸 충분히 사용하지 못했던 탓인지
불이 예상보다 빨리 꺼져 안타깝기도 하는 등
우여곡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판공초까지 와서 캠프파이어를 안했으면 저녁이 심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준비해준 일행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물론
간밤에 고산병이 심해지긴 했지만,
몇모금 마신 맥주 탓은 아닐거라고 믿고 있음;;
< 캠핑장 위로 떠오른 전갈자리, 왼쪽으로는 궁수자리도 일부 보인다 >
몽골 고비사막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게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었던 탓에,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무리하게 삼각대를 가져왔다.
호수 뒤에 위치한 산들과
별이 떠오른 위치 때문에
호수와 별을 함꼐 담을 사진을 찍는데 실패한게 아쉽긴 하지만..;;
별 사진을 한번도 찍어본적이 없는 내가,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다는걸 감안하면,
그래도 적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있게 나온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ㅎㅎ
< 판공초에서 바라본 백조자리. 오른편으로 돌고래자리와 독수리자리의 Altair(견우성)도 보인다. >
캠프파이어가 끝난뒤
그렇게 별을 바라보며 한참을 보내다가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텐트 안으로 기어들어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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