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21(토) Good-bye, India

 

 

 

 

< 훈두르, 누브라밸리 >

 

 

 

어느덧 인도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어제 올드델리의 수 많은 인파 속에서  녹초가 될만큼 지치긴 했었지만,

인도 여행의 마지막날을 허투로 보내고 싶지는 않았기에

떠나는 그 순간까지 알찬 계획을 세웠었다.

 

"델리 최고의 유적지로 꼽히는 꾸뜹미나르를 둘러본 뒤, 올드델리와 딴판이라고 하는 뉴델리를 감상하고 공항으로 향하자"

 

분명 계획은 그랬었는데...

..

.

역시 인도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를 않는다.;;

 

 

 

 

< 지하철을 나서려던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 >

 

 

 

시작은 좋았다.

산뜻하게 일어나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은 뒤,

(빠하르간즈 골목 골목 은은하게 배여있는 쓰레기 냄새 정도는 이제 별문제가 되지 않았음)

간단한 마사지로 피로를 풀고,

체크아웃 후 가방을 호텔에 맞긴 뒤,

꾸뜹미나르로 향하는 메트로에 오를때 까지만 해도 모든게 계획대로 풀리는 듯 했다.

 

 

하지만, 꾸뜹미나르역에 내리고 보니,

생각지도 못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왠만한 비면 무시하고 나갈텐데

이건 집중호우도 이런 집중호우가 없다.

 

기다리면 그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한참을 기다렸으나, 이놈의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않는다.

 

결국 계획변경.

 

다시 메트로를 타고 원래 계획에 없던 국립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잠시 비를 맞더라도 박물관 안에 들어가면 비를 피하며 관람할 수 있으니..

 

 

 

 

< 비참한 몰골로 먹었던;; 인도에서의 마지막 식사 >

 

 

 

박물관에 가기 위해 도착한 메트로 Central Secretariat역.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가득 사람들이 진을 치고 앉아있는 모습부터 불길하다 했더니,

바깥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가관이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 때문에 20m 거리에 있는 버스정거장까지 가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

 

여기서 또 한참을 기다렸으나,

빗줄기는 한순간도 멎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러다가 오늘 비행기타러 못가는거 아닌가'라는 불길함까지 엄습하기 시작했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될것 같아

시간이 아깝더라도 일단은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로 결정.

..

.

조심스럽게 지하철 밖으로 한걸은 내딛어보니,

빠하르간즈는 이미 폭우로 골목이 종아리까지 잠겨있었다.

..

.

..

소똥과 쓰레기가 가득하던 이 골목을 맨발로 걸어야하다니..

아 놔... -_-;;;

 

 

 

 

< 물에 잠긴 비벡 호텔 >

 

 

 

오물을 해치며 손에 신발을 든 채 빠하르간즈 골목을 거닐다보니,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왕 이렇게된거 밥이라도 먹으며 비를 피하는게 좋을것 같아

거지꼴을 하고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다.

커리와 짜파티를 먹으며

또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다행히 빗줄기는 점점 약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비벡 호텔.

낯선 델리에서 익숙한 몇 안되는 곳이었기에 약간의 휴식을 기대하며 도착한 그곳은

골목에서 범람한 물을 퍼내느라 정신이 없었고...

..

.

그렇게 여행에 대한 나의 의지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꾸뜹미나르고 뉴델리고 나발이고

모두 필요없으니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에

그자리에서 콜택시를 불러

인드라간디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곳곳에 넘쳐 흐르는 빗물 덕분에

택시를 타고 무사히 공항까지 갈 수 있을지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빗물이 넘치는 곳을 센스있게 피해가는 노련한 드라이버 덕분에

출발한지 1시간만에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 예정시간보다 너무 일찍 공항에 도착하는바람에

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2시간반동안 공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채

(인도의 공항은 군사공항이라 탑승 4시간 전에는 공항 안으로 출입할 수 없음;;)

바깥의 의자에 앉아 눅눅해진 발을 말리면서,

그렇게 나의 인도 여행은 끝나가고 있었다.

 

오후 6시반 힘겹게 입장한 인도 공항에서는

다행이도

면세점과 라운지를 돌아다니며

다시금 인간다운 여행을 즐길 수 있었고..

 

11시반 델리발 인천행 AI310에 탑승하면서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인도 여행을 마무리했다.

 

 

 

< 남걀 체모 곰파, 레 >

 

 

 

 

 

 

< 레 전경 > 

 

 

 

 

 

 

 

< 루쿵, 판공초 >

 

 

 

 

< 스팡믹, 판공초 >

 

 

 

 

 

 

< 판공초의 밤하늘 >

 

 

 

 

 

 

< 누브라밸리 >

 

 

 

 

< 훈두르, 누브라밸리 >

 

 

 

 

 

< 까르둥라 오르는 길 1 >

 

 

 

 

< 까르둥라 오르는 길 2 >

 

 

 

 

< 빠하르간즈, 델리 >

 

 

 

여행지에서 한시 바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적은 처음이었을 만큼

쉽지 않았던 여름 인도 여행이었지만...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다시금 그리워지는건 어쩔수가 없나 보다ㅎㅎ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20(금) 라다크와 너무나 달랐던 진짜 인도, 델리

 

 

 

 

 

< 처음 도착하는 여행자들의 넋을 빼놓을 만큼 역동적인(!) 델리 여행의 중심지, 빠하르간즈(Paharganj) >

 

 

 

라다크에서의 한 주간의 힐링을 뒤로 하고,

이제 델리로 돌아갈 시간이다.

 

판공초에서 산사태로 하루 갖혀있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고산병 & 국내선 비행기 캔슬이 다행이도 기우에 그친 탓에

희망했던 판공초와 누브라밸리를 모두 가 볼수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라다크를 뒤로 한채 델리를 향할 수 있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체크아웃을 한 뒤,

함께했던 동생들과 아침을 함께하고,

레 공항으로 향했다.

 

 

 

 

< 아침 >

 

 

규모는 작지만

군사공항이었던 탓에 수속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레 공항을 뒤로한 채 AI446에 몸을 실었다.

 

별거 없는 국내선 여행이지만

오늘의 비행이 기대되었던 이유는

처음으로 비즈니스석에 탑승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ㅋ

 

겨울이 델리-레 구간의 극성수기였던 탓에

저렴한 5만원짜리 Add-On 티켓을 구할 수 없어

부득이 비즈니스석 Add-On 티켓으로 예약을 했었는데,

비즈니스석임에도 가격이 오를데로 오른 저가항공보다 훨씬 저렴했다.

(비즈니스 Add-on 10만원, 저가항공 편도 30만원;;)

이놈의 저가항공사들은 성수기에 티켓가격을 어디까지 끌어올리는 건지...-_-

 

 

 

 

<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간식 >

 

 

1시간 10분의 짧은 거리었기에

비즈니스석이라고 해봐야 좌석 조금 더 넓은거 제외하고는 사실 별거 없었지만,

 

그나마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이코노미에서 간식으로 작은 샌드위치 하나 제공되는거에 비해

한끼 식사로도 거뜬할 정도의 풍족한(?) 간식이 제공되었다는 점이다.

 

아침을 배불리 먹고온 탓인지

별 맛은 없었다는건 좀 안타까웠음;;;  

 

 

 

 

 

< 여기가 인도라는걸 제대로 느끼게 해준 여행자의 거리, 빠하르간즈 >

 

 

 

델리 공항에 도착한 뒤 Airport Express를 탈때까지만 해도

깔끔하고 정돈된 인도의 모습에 인도 여행에 대한 걱정을 잠시 접어둘 수 있었다.

 

하지만.

메트로 뉴델리역에 도착한 뒤

빠하르간즈로 가기 위해 밖으로 걸어나오는 그 순간

여기가 진짜 인도라는걸 온몸으로 느낄수 있었다.

 

불쾌하리만큼 후덥지근한 공기,

코를 자극하는 정체모를 냄새,

곳곳에서 들리는 경적과 고함소리,

그리고..

구석 구석 어디를 둘러보아도 넘쳐나는 인파.

 

라다크를 떠난지 1시간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기억은 딴나라처럼 느껴질 다름이었다;;

 

미로처럼 연결된 통로를 따라 힘들게 뉴델리역 육교를 건너는순간

짜증은 절정에 달했는데

가이드북에서 경고했던 사기꾼들을 그대로 만난 것이다.(길막고 통행료 달라고;;)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냥 쌩까고 통과해버리면 되는 어찌보면 사소한 일이었지만,

무거운 짐을 맨 채로 땀에 쩔어 걸어다니고 있던 나였기에

이런저런 짜증들이 겹치면서 빠하르간즈에 도착하는 순간 이미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버렸다;;

 

 

 

< 빠하르간즈 큰길가에 위치한 대형호텔 Vivek.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었지만 청결함은 기대 이상이었음 >

 

 

 

원래 계획은 빠하르간즈의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 짐을 푸는 것이었지만,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골목 구석에 위치해있을 게스트하우스를 찾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방의 무게를 겨우 이겨가며 힘겹게 한걸음씩 내딛던 눈앞에 보이는 Hotel Vivek.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이름의 호텔이었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들어갔다;;;

 

호텔 규모가 커서 비싸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그리 쎄지 않고, 꽤나 청결하게 잘 관리되고 있는것 같아

INR650에 델리에서의 1박을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을 아끼기위해 에어컨룸이 아닌 팬룸으로 잡았는데,

(에어컨룸은 INR1,000이상이었던걸로 기억)

별다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에어컨룸을 잡는걸 추천.

인도 여름밤의 후덥지근함은 정말... 우리나라 여름을 가볍게 능가한다.ㅋ

 

 

 

< 무굴제국의 유산, 붉은성(Red Fort) >

 

 

호텔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다시금 여행의 의지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이미 오후2시가 넘은 시각이었기에

오늘은 가볍게 올드델리 지역을 둘러보기로 마음먹고

메트로를 타기 위해 메트로뉴델리 역으로 향했다...

..

.

막상 도착해보니 지하철 매표소가 마치 전쟁이라도 난듯 사람으로 가득하다.

매표소부터 검문대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있는 사람들을 본 순간

그 속에서 티켓팅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속편하게 오토릭샤를 타기로 마음먹고 역 밖으로 나갔다.

 

수 많은 오토릭샤 속에서 나름 바가지를 피하기위해 흥정한번 해보겠다고 나섰으나,

이건 뭐 누가봐도 여행객인 내가 닳디닳은 인도 릭샤꾼들을 상대로 흥정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몇번을 허탕친 끝에 그냥 INR250으로 타협하고 릭샤에 올랐다.

 

아 힘들다...;;;

 

 

 

 

< 붉은성 내부 1 >

 

 

 

어디가나 사람으로 가득한 인도 답게

붉은성 티켓 매표소도 사람으로 가득하다.

긴 줄 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보니, 저 옆에 외국인 전용 매표소가 보인다.

아 놔..ㅋㅋㅋㅋ

 

그래도 뒤늦게나마 외국인 전용 매표소를 발견한걸 다행으로 여기며 붉은성 내부로 진입.

 

 

 

< 붉은성 내부 2 >

 

 

무굴제국 최고의 전성기에 지어진 붉은성의 당당한 위엄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성 내부의 한적함이었다.;;;

 

물론 이곳도 다른 관광지 대비 절대 한적한 편은 아니었지만, 외부의 카오스에 비하면..ㅋ

벤치에서 한참을 쉬어가며 여유롭게 붉은성을 둘러보며 정신을 수습-_-한 뒤

맞은편에 위치한 올드델리 최대의 재래시장 찬드니촉으로 향했다.

 

 

 

 

< 자마 마스지드 >

 

 

 

도착한지 반나절만에 인도의 수많은 인파에 학을 땐 나였기에

사람이 많을 것이 뻔히 예상되는 찬드니촉은 궂이 가고 싶지 않았으나..

 

유명한 탄두리치킨집이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위치해있었기에,

치킨 하나 먹어보겠다고 수 많은 인파를 뚥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가는 길에 위치한 인도 최대규모의 이슬람사원, 자마 마스지드가 보고 싶기도 했었음)

 

찬드니촉 진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무더위와 수많은 인파에 지치기 시작한다.;;

 

이슬람 사원 내부는 별거 없다는 믿음으로

눈앞에 보이는 자마 마스지드를 스쳐 지나며

힘들게 힘들게

델리 제일의 무굴요리 전문점으로 알려진 카림호텔을 찾아갔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라마단기간이라 8시는 되어야 문을 연다고..-_-

(현재 시각 5시 20분)

 

잠시 고민했으나,

이스탄불에서의 경험에 비춰 볼떄,

라마단 기간의 저녁식사 시간에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엄청난 인파가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닭한마리 먹다가 사람들 속에서 치여죽는건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한채 지나가는 오토릭샤에 다시금 올랐다.

 

 

 

 

< 골목 골목마다 사람이 정말 많았던 old delhi >

 

 

 

힘겹게 돌아온 빠하르간즈.

오후내내 한 거라고는 레드포트 하나 봤을뿐인데

델리 시내를 다 돌아본마냥 지치고 피곤하다.

게다가 오후에 갈아입은 옷은 그새 또 땀에 쩔어있고;;;

 

뭐라도 먹어야될 것 같아 지친 몸을 이끌고 전망이 좋아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 아쉬운 데로 빠하르간즈에서 맛본 탄두리치킨;; >

 

 

 

카림호텔에서의 무굴전통요리 실패의 아쉬움을

빠하르간즈의 정체모를 식당에서 달래며,

저녁을 해결하고나니 시간은 7시가 되어 간다.

 

피곤한 몸을 마사지로 달래볼까 했으나,

겨우겨우 찾아간 마사지샾은 오늘 예약 다찼다고..

아 무슨 델리에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지..-_-

 

일단 호텔로 돌아가고 보니,

피곤하기는 하지만 인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보내기는 너무 아쉬워

일단 다시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후덥지근한 밤공기를 뚫고

빠하르간즈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바나나라씨, 옥수수, 모모 등 이것저것 군것질을 잔뜩 하며

배를 잔뜩 불린 뒤,

 

호텔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물론 선풍기를 아무리 틀어도 해결되지 않는 끈적끈적한 공기 탓에

쉽게 잠을 이루지는 못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8(목) 누브라밸리 투어 - 둘째 날

 

 

 

 

 

 

< 훈두르, 낙타 사파리 장소로 가던 중 >

 

 

누브라밸리에서의 둘째 날.

첫날 4개 마을을 둘러보는 강행군을 한 덕분에 오늘 남은 일정은 낙타 사파리 뿐이다.

 

여유롭게 7시에 일어나

어제 미리 주문해놓은 토스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난 뒤에도,

아직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까지는 꽤 여유가 남아 있있기에

다시 한번 훈두르 산책에 나섰다.

 

 

 

 

 

< 히말라얀 게스트하우스 정원 >

 

 

 

 

 

 

< '오래된 미래'가 자연스레 떠올랐던 빙하 녹은 물이 흐르는 수로 >

 

 

 

그렇게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 뒤,

9시경 게스트하우스를 떠나 목적지인 낙타 사파리 장소로 향했다.

 

 

 

 

 

< 손님을 기다리는 낙타들 >

 

 

 

라다크에서 낙타 사파리를 한다고 하면.

'히말라야 산맥 깊숙한 곳에 왠 사막이...'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훈두르의 낙타 사파리를 사막이 아닌 강둑의 모래사구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누브라밸리를 따라 흐르는 강은 빙하 녹는 양 및 강수량 등에 따라 강폭이 급변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이 일대에 모래가 쌓이면서 사막을 방불케하는 모래 언덕이 조성되었다고...

이런 풍경 덕분에 누군가 몇해 전 몽고산 쌍봉낙타 몇 마리를 들여와 

히말라야 사막 사파리를 시작했는데 이게 규모가 점차 커져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니,

 

엄밀히 말하면 사막은 아닌 셈이다.

 

 

 

 

< 낙타 사파리 1 >

 

 

 

강과 초원, 그리고 모래가 어우러진 풍광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사파리 장소에 도착하니

명성에 걸맞게 수 많은 쌍봉낙타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몽골 고비사막에서 "쌍봉"낙타는 몽골이 아니면 어디서도 탈 수 없다며 좋아했었는데

3년만에 인도에서 쌍봉낙타를 타다니.. 조금은 허무했음ㅋ)

 

 

호주에서 사막은 질리도록 봤다는 호주 커플을 남겨둔 채

프랑스인 부부와 나 3명만 낙타에 올라 사파리를 시작했다.

 

 

 

 

< 낙타 사파리 2 >

 

 

 

사파리라고 하지만,

가이드가 앞에서 이끄는 낙타에 올라서

사구 끝까지 천천히 걸어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기에

사파리 자체는 그닥 특별할 것이 없었다.

(개인적인 평점 : 테를지 말 > 고비사막 낙타 > 누브라밸리 낙타 )

 

그래도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고(INR180)

고봉들 속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코스이기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친절한 가이드가 열심히 찍어준 기념 사진들은 서비스.

(타기 전 카메라를 맡기라고 하더니, 세대의 카메라로 쉬지 않고 번갈아가며 찍어줬음.  Thanks, Kazim~ )

 

 

 

 

 

 

< 낙타 사파리 3 >

 

 

 

 

 

 

  

< 낙타 사파리 4 >

 

 

 

 

 

 

 

< 황량한 산들이 인상적이었던 낙타 사파리 장소 >

 

 

 

낙타 사파리까지 누브라밸리에서의 공식 일정이 모두 끝났음에도

아직 10시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 돌아가는것만 남은 상황이었으나,

어제 디스킷곰파 내부를 못들어가본 것을 못내 아쉬워하던

프랑스 아주머니의 제안으로,

누브라밸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디스킷 곰파를 한번 더 방문하기로 하고 디스킷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 디스킷 곰파 내부 >

 

 

 

다시 찾은 디스킷 곰파.

어제 불상은 둘러봤던 탓에, 오늘은 좀 더 언덕위에 위치한 곰파 내부를 둘러보기로 했다.

 

 

 

< 정성들여 그린듯한 디스킷 곰파 안내도 >

 

 

 

라다크에서 여러 곰파를 둘러보았지만,

티베트불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나였기에

사실 곰파에서 그리 큰 감동을 받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규모도 상당하고,

미로처럼 연결된 길들을 따라 돌아다니는게 나름 재밌었던 디스킷 곰파였으나,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역시 곰파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광이었다.

 

 

 

 

 

< 디스킷 곰파에서 내려다본 불상 전경.  다시 한번 오지 않았다면 못찍었을 사진. >

 

 

 

 

 

 

< 디스킷 곰파 에서 내려다본 푸른 누브라밸리 >

 

 

 

누브라밸리에서의 마지막 관광지라는 생각 떄문이었는지,

다들 꽤나 여유롭게 곰파를 감상하는 듯 했다.

 

한참을 둘러본 뒤 11시가 조금 넘어서

레를 향한 관문, 까르둥라를 향해 이동~

 

 

 

 

 

< 돌아가는 길 1 >

 

 

 

 

 

 

< 산 중턱에 위치한 작은 마을 까르둥(3,960m) >

 

 

 

 

디스킷을 출발해 열심히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작은 마을이 나왔다.

해발 4,000m에 위치한 이 마을의 이름은 다름아닌 까르둥.

 

이곳에 위치한 전망 좋은 식당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었다.

 

간이 식당에서 계속 먹던 쵸맨과 모모가 지겨워 다른 것 없냐고 물어보니

점원이 '암렛'이라는 메뉴가 있다고...

계란으로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도통 감이 안와서 일단 시켜놓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오믈렛'을 의미했던 모양이다.

허탈하긴 했지만 지겨운 쵸맨보다는 맛있겠지 라며 음식을 기다렸는데,

막상 나온 음식을 보니 식빵 두장 사이에 두툼한 계란이 들어가있는 샌드위치다.ㅋ

이런 간이식당에서 제대로 된 음식을 기대하는게 사치였던 듯..;;;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1시반, 다시금 레를 향해 출발~

 

 

 

 

< 돌아가는 길 2 >

 

 

 

다들 노곤함을 느꼈던 탓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도로 까르둥라도 그냥 가볍게 패스하고

빠르게 빠르게 레를 향해 달려갔는데,

 

역시 인도의 산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올라올때 막혔던 그곳과 비슷한 지점에서 다시금 시작된 교통정체.

 

다행히 30여분만에(!) 길이 뚤렸지만...

라다크에서 낙석으로 길이 막히는건 일상인 것 같다.ㅋ

 

 

 

<  돌아가는 길 3 >

 

 

 

그렇게 한참을 달린 끝에 오후 4시반. 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틀동안 친구가 되어준 가이드와 작별하고

숙소에 도착해 가볍게 짐을 정리하고 나니 저녁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다.

 

마음같아서는 판공초에서 만났던 일행들과 같이 놀고 싶었으나,

미리 약속을 잡아놓은 것도 아니고 휴대폰도 없는 상황에서 어찌할 방법이 없었기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군것질 할 말린 살구를 잔뜩 챙겨들고

샨티스투파로 향했다.

 

 

 

 

< 레의 상징으로 종종 소개되곤 하는 샨티스투파 >

 

 

 

병풍처럼 둘러싼 설산을 배경으로, 레 시내 높은 곳에 위치한 샨티스투파는

그 인상적인 모습 탓에

레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리는 필수코스로 알려져있는데..

 

일본 불교 종파에서

일본의 평화 애호 정신을 과시하며

세계 곳곳에 지었다고 하는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에

일단 후순위로 제쳐두었던 곳이다.

 

꽤 높은 언덕에 위치해있는 탓에

몇번을 쉬어가며 힘들게 힘들게 오를 수 있었는데,

막상 와보니, 첫날 방문했던 레 왕궁보다도 훨씬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역시 레를 대표하는 관광지이기는 한 모양이다.

 

 

 

 

 

< 인더스강까지 10km >

 

 

 

사실 명성에도 불구하고 샨티스투파의 탑 자체는 그리 큰 감흥이 없었으나,

오히려 탑 주위 펜스를 따라 설치된 표지판들이 소소한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주요 관광지, 도시 등이 위치한 방향을 따라 설치된 표지판들은

해당 지역까지의 거리를 알려주었기에

하나 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 샨티 스투파로 오르는 지름길.  택시비를 아끼려면 고산지대에서 이 경사를 걸어야 한다. >

 

 

 

 

< 걷다 지쳐 바라본 레 시내 전경 >

 

 

 

 

 

 

< 수제비같은 맛의 두부 Thantuk과 망고 세이크 >

 

 

 

 

피곤함을 무릅쓰고 샨티 스트파를 걸어갔다 내려오니 급격하게 피로가 몰려온다.

피곤해서인지 따뜻한 국물이 갑자기 그리워진 탓에

여행자의 거리 챵스파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티베트 전통 음식 thantuk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시내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저녁먹으러 가는 판공초 투어 일행과 마주친 것이다. 럭키ㅋㅋㅋ

 

이미 간단히 요기를 마친 뒤었지만,

일행을 다시 만난 반가움이 더 컸던 탓에

 

함께 피자를 먹고,

숙소로 돌아와

내친 김에 통닭;;까지 시켜 먹으며

 

그렇게 배가 잔뜩 부른 채로

한 주일간 머물렀던

라다크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7(수) 누브라밸리 투어 - 첫째 날

 

 

 

 

 

< 레의 아침 >

 

 

아직 판공초에서 힘들게 돌아온 여독이 풀리지도 않았지만,

레에서 하루밤의 휴식만을 취한채 급하게 누브라밸리 투어를 떠나게 되었다.

 

정든 일행들과 레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보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더 컸던 탓에,

판공초에서 돌아와 짐을 풀자마자

레 시내를 열심히 돌아다닌 결과,

가까스로 다음날 출발하는 1박2일 투어에 조인할 수 있었다.

 

(누브라밸리 투어의 경우 1박2일과 2박3일로 나뉠뿐만 아니라

판공초 투어보다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탓에,

마음에 딱 맞는 투어를 찾기가 쉽지 않았음)

 

 

 

< 능력있는(?) 사장님 덕분에 퍼밋 발급부터 누브라밸리 투어까지, 많이 이용하게 되었던 현지 여행사 >

 

 

 

일정상 2박3일 투어는 불가능했고

다음날 곧바로 떠나는 1박2일 투어를 조인해야했기에

적당한 투어를 찾는게 쉽지 않았다.

 

여러 여행사를 들리고,

각각의 여행사에서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수소문해 준 덕분에

저녁 7시가 다 되어서야 가까스로 4인(프랑스 중년부부, 호주 젊은 커플로 구성)으로 구성된 투어에 조인할 수 있었다.

 

딱히 마음에 드는 구성은 아니었지만,

이거라도 찾은걸 다행이라 생각하며(5명이 같이 가면 가격이 싸지니까;;)

새벽같이 일어나 투어에 조인할 준비를 했다.

 

여행사 긑어체서 아침을 사먹고

잠시 기다리니,

인상좋은 가이드 아저씨가 차를 몰고 도착한다.

 

 

 

 

 

< 투어 출발 전.  잠시 들린 카짐의 집 >

 

 

 

차에 올라탄 우리가 잠시 도착한 곳은 가이드 카짐의 집이었다;;

방학을 맞아 누브라밸리(훈두르)에 있는 외가집에 아이들을 데려다주어야 한다며

투어 차량 가는길에 잠시 동승을 요청한 것이다.

 

덕분에 가정집 방문도 하고, 차도 한잔 얻어마셨지만

갑작스레 추가된 동행으로 인하여 좁아진 좌석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애들도 귀엽고

라다크 가족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던 탓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 누브라밸리 가는 길 >

 

 

 

벌판을 달린 뒤 고개를 넘어가는 판공초와 달리

누브라밸리로 향하는 고개는 레 시내 바로 뒷편에 위치해있었다.

 

시내에서 북쪽으로 조금 달려가다보면 곧바로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언덕길이 시작되는데

이 길을 올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길(까르둥라)을 통과하게 되니

동내 뒷산 치고는 좀 많이 높은 편이기는 하다;;;

 

이미 창라를 지난 경험이 있었지만,

황량한 산을 따라 이천미터를 올라가는 경험은 여전히 색다르게 느껴졌다.

 

산 아래로 보이는 레 시내 전경또한 매력적이었고..

 

 

 

 

 

< 누브라밸리 가는 길 2 >

 

 

 

언덕의 중간쯤에서 잘 달리던 차가 갑자기 서버린다.

판공초에서 도로 유실 덕분에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린 기억이 생생한데

여기서 또 도로유실이라니;;

 

하지만 다행히 도로 유실 규모가 크지 않았던지

30여분만에 길이 다시 뚫렸다.

 

 

 

 

< 누브라밸리 가는 길 3.  도로 유실로 늘어선 차량들 >

 

 

 

생각보다 빨리 길이 뚫려 좋았던 기억도 잠시..

얼마 못가서 또 차가 서버린다;;;

 

좁은 1차선 도로에서 일부 구간에 낙석이 떨어지니

왕복 차량들 통과가 힘들수 밖에...

 

그렇게 두 차례의 지겨운 기다림 끝에,

11시 20분.

힘겹게 까르둥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 Khardung La, worlds highest motorable road >

 

 

 

해발 5,600m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동차도로.

무리해서 누브라밸리를 가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창라가 좋긴 했지만, 세계에서 3번쨰로 높은 도로는 아무래도 간지가 좀 떨어지니까;;)

 

이제는 고산지대에 적응이 되었는지,

창라에서 느꼈던 것보다는 몸이 가볍다.

그래도 무리했다가 실려가는건 한순간이라는걸 알기에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까르둥라에 도착한 순간을 기념했다.

 

 

 

 

 

 

 

< 칼사르에서의 점심 >

 

 

 

까르둥라를 넘어서

황량한 절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작은 마을(칼사르)이 나타난다.

 

중국식 볶음면(초맨)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수무르-파나믹을 향해 출발.

 

 

 

 

< 파나믹 가는 길 >

 

 

 

칼사르를 지나고나니 언제 산을 넘었냐는 듯 광활한 평지가

두개의 계곡을 따라 넓게 펼쳐져있다.

누브라밸리에 도착한 것이다.

 

누브라밸리 투어의 경우 하나의 목적지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여러 마을에 산재해있는 특색있는 장소들를 방문하게 되는데,

우선은 두 계곡 중 동쪽 방향에 위치한 파나믹으로 향했다.

 

 

 

 

< 파나믹의 온천 >

 

 

 

누브라밸리 깊숙한 곳에 위치한 파나믹이 유명해진 까닭은 지면을 뚫고 올라오는 온천 덕분이다.

 

관광개발이 본격화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현대식 목욕탕은 부분 완공된 상태였는데,

 

재래식(?) 목욕탕 뒷편으로 올라가니

길가를 흘러가는 뜨거운 온천수를 볼 수 있었다.

 

힘든 인도여행 도중 온천을 보니 반갑기도 했지만,

별다른 준비없이 목욕을 하기는 부담스러웠던 탓에

그냥 등목 수준으로 마무리했는데,

미리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챙겨간다면 목욕을 해도 색다른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 수무르 사원 >

 

 

간만에 뜨뜻한 물에서 씻을 수 있었던 파나믹을 뒤로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30분을 정도를 달려가니 수무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라다크에 도착해서 본 사원들 중

제일 넓고 정돈된 느낌이었던 수무르 사원.

 

입장료가 없었을 뿐더러

다른 사원들과 달리

수행(?)중인 스님들도 많이 보였기에,

라다크의 사원들 중

가장 순수한 느낌으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하다.

 

 

 

 

< Sumur 사원 내부 >

 

 

 

 

그렇게 수무르 사원 구경을 마치고 나니

조금씩 햇살이 누그러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누브라 밸리 동쪽편 관광을 마무리하고,

서쪽편 계곡에 위치한 디스킷을 향해 출발~!

 

 

 

 

< 고봉들 사이로 펼쳐진 대지가 인상적이었던 누브라밸리 >

 

 

 

 

 

 

 

 

 

< Diskit Gompa를 대표하는 거대 불상 >

 

 

 

누브라밸리 제일의 볼거리로 꼽히는 디스킷곰파.

도착 시간이 늦었던 탓인지(6시) 이미 사원 내부는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디스킷곰파를 상징하는 거대 불상 내부는 출입이 가능하였기에,(딱히 볼거리는 없었음;;)

그걸로 위안을 삼았다.

 

 

 

 

 

 

< 디스킷곰파에서 바라본 누브라밸리 >

 

 

 

 

사실 디스킷곰파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건 거대 불상이 아니라

곰파에서 내려다보이는 누브라밸리의 전경이었다.

 

하지만 이미 주변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계획상 훈두르에서 숙박을 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아쉬움을 남긴채 디스킷곰파를 떠나 훈두르로 향했다.

(다들 아쉬웠던지 결국 다음날 돌아가는길에 다시 한 번 들리게 되었음)

 

 

 

 

 

 

< 훈두르에 위치한 히말라얀 게스트하우스 >

 

 

 

누브라밸리 서쪽 계곡 안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훈두르.

2박 3일 투어의 경우 훈두르에서 계곡 안쪽으로 몇십km를 더 들어가야 위치해있는 뚜르뚝까지 들어가게 되지만

1박2일 투어는 대게 훈두르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

 

누브라밸리의 마을들 중에서는 꽤 규모가 큰 편이기에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이 위치해있는데

외부에서 온 여행객들이 하나하나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다니기 힘드니

대게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숙소에서 묶게 된다.

 

 

 

< 방 내부.  600INR짜리 방들은 보다 넓고 깔끔했음 >

 

 

마침 가이드가 추천하며 안내해준 숙소는 가이드북(프렌즈)에 소개된 곳이었는데,

가격도 나쁘지 않고 주인장도 친절했기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공용 샤워 더블룸(온수 1통 제공)의 경우 400INR 이었으며,

온수가 나오는 개인화장실 딸린 더블룸은 600INR였다.

 

이미 낮에 파나믹에서 충분히-_- 씼은 나였기에

금액 절약 차원에서 조금 열악해보이는 400INR방에 묶기로 결정(혼자 묶는다고 300으로 깎았음ㅋ)

 

유일한 단점은 저녁 식사 준비가 오래 걸렸다는 것?

(7시에 주문한 음식을 9시가 다된 시각에 먹을 수 있었다;;)

 

 

 

 

 

< 훈두르 산책 중 1 >

 

 

저녁을 주문하고,

아직 해가 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을 것 같아

간단히 마을 산책을 나갔다.

 

좁은 수로를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의 모습에서

책 '오래된 미래'에 묘사된 라다크 전통 마을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었다.

 

상업화 되기 전, 레의 모습도 이와 유사하지 않았을까 싶었기에,

레에 실망한 여행자들이 누브라밸리로 모여든다는 설명을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 훈두르 산책 중 2 >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니 아직도 저녁은 준비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린끝에 9시가 다 되어서야 준비된 탈리로 배를 채우고

 

그렇게 누브라밸리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6(화) 판공초 투어 - 셋째 날

 

 

 

 

< 판공초 캠핑장에서 바라본 독수리자리(좌측 상단)와 궁수자리(우측 하단) >

 

 

 

우여곡절 끝에 탕체에서 맞이한

라다크에서의 세번째 아침.

여전히 머리가 아프다;;

 

인간의 몸이 밤에 약해지는 탓인지

낮에는 잘 안느껴졌던 고산병이

밤~아침에는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홈스테이는 정말 만족스러웠지만,

그래도 빨리 레로 돌아가고 싶었던 탓에,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준비한 뒤 우리의 드라이버를 찾으러 온 마을을 뛰어다녔다.

 

아직 길이 안뚤렸다는 드라이버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일단 차에 탑승하여 다리 위에서 기다리기로 결정.

 

그렇게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레를 향해 출발했다.

 

 

 

 

 

< 홈스테이 기념샷 >

 

 

 

다시 도착한 다리 앞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으니,

꼼짝없이 막혀있던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산 중턱에 도착하니 다시금 차량 정체가 시작되고...

 

급기야

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일단 차에서 내려서 사람들만 먼저 걸어가라고..-_-;

 

 

 

 

 

< 걸어서 통과중 >

 

 

그렇게 돌무더기가 굴러다니는 공사현장을 걸어서 통과하니

불행 중 다행으로 작은 계곡 옆으로 풀밭이 펼쳐져있다.

 

사람은 통과했지만,

차는 언제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계곡에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며

또다시 기다리기 시작했다.

 

 

 

 

 

 

< 계곡에서의 휴식 1 >

 

 

 

 

 

 

 

< 계곡에서의 휴식 2 >

 

 

 

 

 

 

 

 < 계곡에서의 휴식 3 >

 

 

 

2시간여를 기다리니

드디어 차들이 한대씩 통과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27시간-_-을 기다린 끝에

레를 향해 출발~!!!

 

 

이왕 1박2일에서 2박3일로 투어가 늘어난 김에

돌아가는 길에 곰파 한 곳을 들리려고 했으나

우리의 가이드는 늦어서 곤란하다고 뚱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 친절과는 거리가 먼 우리의 가이드였기에

지난 3일간 함께하며 우리도 불만이 조금씩 쌓여있던 상황.

형님들이 가이드를 윽박지른 끝에 틱세곰파에 들렸다 가기로 결정.

 

사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안가도 그만이었던 곰파였기에

억지로 도착하고 보니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 가이드북에서 별 4개를 받았던 탓에 꼭 가보고 싶었던 틱세 곰파;; >

 

 

전문 지식이 없는 나의 눈에

라다크의 곰파들은 다들 비슷비슷해보였고..

틱세 곰파도 예외가 아니었기에..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급하게 돌아보고 나오니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틱세 곰파를 지나,

저녁 5시.

드디어 레로 컴백할 수 있었다.

 

 

 

 

 

 

 

 

< 껠라쉬 게스트하우스 >

 

 

이틀만에 다시 돌아온 레.

얼른 숙소를 잡아야되는 상황이었기에

다시금 첫날 묵었던 Zik-Zik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었지만,

 

정든 일행들이 모두들 껠라쉬 & 올뷰 게스트하우스 머물고 있다고 하여,

나 또한 일단 그 두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하얀히말라야 여행사의 겟쵸 사장님의 한국인 와이프가 운영하는

껠라쉬 게스트하우스에 방이 하나 남아있다고 하여

일단 이곳에 묵기로 결정.

(3인실 2명이 쓰는 조건으로 1인당 INR250 )

 

 

 

 

 

< 껠라쉬 게스트하우스 - 내부 >

 

 

3인실에 묵었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전반적인 가격대는 Zik-Zik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방 내부는 Zik-Zik이 조금 더 좋았지만,

껠라쉬는 순간온수기 덕분에 따뜻한 물이 잘 나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위치는 Zik-Zik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고...

(둘 다 조용했지만, Zik-Zik이 시내 접근성이 더 뛰어났음)

 

사실 이런 요소들 보다

Keilash G.H.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한인이 운영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게스트의 상당수가 한국인들이었고,

저녁이면 정원의 식당에 한국인 여행자들이 바글거리는걸 볼 수 있었다.

 

즉, 한국인이 그립다면 강추.  한국인을 피하고 싶다면 비추라고 보면 될 듯.

 

 

 

 

 

 

< 껠라쉬 게스트하우스 - 정원 >

 

 

 

그렇게 숙소에 짐을 푼 뒤,

 

투어를 함께한 사람들끼리

오랜만에 한식을 시켜먹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내친김에 과일까지 왕창 사서 먹으며...

 

몸도 힘들고, 우여곡절도 많았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판공초 투어를

그렇게 마무리했다.

 

 

 

PS. 힘들게 레에 돌아와보니, 판공초 캠핑장에서 우리와 함께했던 옆 텐트의 한국인들은 이미 레에 도착해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니, 간밤에 길이 잠시 뚫렸다는 연락을 받고 밤길을 달려 도착했다고...;;

역시 인도여행은 복불복인 모양이다.ㅎㅎㅎ

 

 

 

 

< 판공초 14 >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5(월) 판공초 투어 - 둘째 날

 

 

 

 

 

< 캠핑장 전경>

 

 

 

아침 6시반..

밤새 뒤척이던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토록 기대했던

판공초에서의 아침인데..

막상 맞이해보니

머리가 깨어질 듯이 아프다;;

 

간밤에 산소부족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는데,

(분명 숨을 쉬고 있는데, 숨을 쉬는것 같지 않은 그런 기분;;)

그 결과가 아침의 두통으로 나타난 것 같다.

 

아... 이런게 고산병이구나...

그냥 어젯밤에 맥주 마시지 말걸...-_-;;

(첫날에도 밤~아침에 컨디션이 안좋았던걸로 봐서 맥주때문은 아닐수도 있지만, 어쨌든..;;)

 

 

 

 

 

< 햇살이 누부셨던 판공초의 아침 >

 

 

 

돈을 아끼느라 특별히 아침을 주문하지 않았기 떄문에

짜이티와 다이제로 간단히 허기를 달랜 뒤,

 

두통으로 고통스러운 와중에

일행들과 함께 판공초 산책을 시작했다.

 

머리도 아프고

숨도 찼지만

다시 못올 곳이기에,

산책을 하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듯...

 

 

 

 

 

 

< 판공초 뒷산(?) >

 

 

 

 

 

 

 

 

< 판공초 8 >

 

 

 

 

 

 

< 판공초 9 >

 

 

 

 

 

 

 

 

 

< 판공초 10 >

 

 

 

 

 

 

 

< 판공초의 꽃밭 >

 

 

 

 

 

 

< 판공초 11 >

 

 

 

 

 

 

< 판공초 12 >

 

 

 

 

 

 

 

< 판공초 13 >

 

 

 

 

그렇게 호숫가에서 한참을 서성이다보니

이제 레로 돌아갈 시간이다.

 

9시반, 정든 판공초를 뒤로한채 레를 향해 출발...

 

 

 

 

 

 

< 탕체(Tangtse, Durbuk)의 다리 옆 휴게소(?) >

 

 

출발한지 1시간이 조금 넘었을까..

작은 강가에 위치한 다리에서 우리의 기사가 차를 갓길로 세운다.

도로가 막혔다고;;;;

 

출발전 인도 여행기를 뒤지던 중

'도로 유실로 2시간을 기다렸다', '8시간을 기다렸다' 등의 후기를 읽을떄만해도

'재수 ㄷㄹ게 없구만.. 불쌍하네ㅋㅋ' 라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줄이야;;

 

그래도 산중턱에 같힌게 아니라

휴게소 옆에서 사전에 대기하게된게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으며

메기라면을 하나씩 사서 먹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이거 돌아가는 분위기가 영 심상치않다;;

 

 

 

 

 

 < 늘어선 차량들 >

 

 

사람들마다 대답이 다르긴 했지만,

주위의 모든 정보를 종합해본 결과,

도로유실이 심각한 상태라

빠르면 오늘 저녁, 늦으면 2박3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_-;;

 

판공초로 넘어오는 길,

나무 한그루 없는 산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도로를 만들어놓은걸보고

설마설마 했지만...

아무리 인도라도 이건 너무한거 아닌가 싶었다;;

 

레의 숙소에서 잠시 만났다가

이곳 휴게소에서 다시금 조우하게 된 브라질 커플은

일정 다 망가지게 생겼다며

전화기를 붙잡고 울고있고..

 

다행히 우리 일행은 다들 하루 정도는 여유가 있었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이와중에 우리의 드라이버는

이왕 이렇게 된거 인근 마을에서 방을 잡고 기다리자고 한다.

어떻게든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 우리였기에,

이곳에서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릴까도 생각했지만,

늦게 가면 방을 못구할수도 있다는 드라이버의 경고에

일단 마을로 들어가보기로 결정.

 

그렇게

듣도보도 못했던 마을(Tangtse)로 들어갔다.

 

 

 

 

< 숙소 계단에서 바라본 탕체 마을 중심가(?).  나름 은행도 있다;; >

 

 

 

좁은 강가를 따라 소규모의 군락을 이루고 있던 마을 탕체.

나름 지역 중심지(?)이긴 했지만,

마을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10분도 안걸릴 정도로 작은 마을이었으며..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생활하는 곳이었기에

호텔-민박 등 숙소가 당연히 별로 없을수 밖에 없었다.

 

판공초를 갔다 발이 묶인 수 많은 관광객들이 한번에 들이닥친 까닭에

이미 왠만한 숙소는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고...

 

당황해서 허겁지겁 돌아다니는 우리가 안쓰러웠는지

식당 아저씨가 앞의 가게에 가서 방을 물어보라고 알려주셨다;;

 

 

 

 

 

< 마을 입구에 위치했던 숙소 전경 >

 

 

 

그렇게

1층에서 슈퍼를 하는 일반 가정집 2층의 방 한칸을 빌려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숙소를 구했다는 안도감과

친절한 홈스테이 주인장 덕분에

다들 산사태의 충격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던 듯..

 

샤워도 하고

애기와 놀기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 심플하게 꾸며진 침실 내부 >

 

 

처음 숙소를 계약(?)할때는 화장실 딸린 방 하나에 600루피였으나..

덩치 산만한 사람들 5명이 좁은 방 하나에 모여있는게 보기 안쓰러우셨던지,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께서 응접실도 내어주셨다.

 

색색의 그릇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채우고 있었던 게스트룸.

건물 상태도 그렇고

집 옆에 위치한 마니차도 그렇고..

잠무의 대학을 다닌다는 아들도 그렇고..

아무래도 동네에서 좀 사는 집이었던 것 같다.ㅎㅎ

 

 

 

 

< 아주머니의 컬렉션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던 응접실 >

 

 

 

 

 

 

 

 

< 마을 산책 중.  판공초까지 34km >

 

 

한참을 기다려도 길이 뚤린다는 연락이 없었기에...

다들 레로 돌아가는건 단념한 채, 

저녁도 사먹고,

응접실에서 과일도 깍아먹으면서,

그렇게 남은 하루를 보낸 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마니차 울리는 소리에 뒤척여가며

잠을 청했다. 

 

 

 

 

 

< 장보고 돌아가는 길 >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4(일) 판공초 투어 - 첫째 날

 

 

 

 

 

< 판공초 >

 

 

 

 

 

드디어

판공초 투어를 떠나는 날이다.

 

어제 계약한 투어에 조인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한국인 와이프와 결혼한 현지인(겟초)이 운영하는 여행사(Hayan Himalaya) 앞으로 향했다.

 

8시까지 나오라고 해서 시간맞춰 나갔더니

이미 다른 일행들은 먼저 도착해서

투어에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각기 흩어져있다고..

 

빵 하나 사서 입에물고

일행이 다시 모이기를 기다렸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투어를 하게 될지 기대반 걱정반...

 

 

 

< 출발 >

 

 

 

서로 다른 한국인 투어 2개 중

이 투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일행 4명 중 2명이 혼자 온 여행객이라는 여행사측의 안내 때문이었다.

이미 친한 사람들 무리에 끼이는것 보다는 

혼자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마음이 편할것 같아서였는데..

 

막상 와서보니

나 포함 5명 모두가 혼자 다니는 여행객들이었다.ㅋ

 

몇마디 나누어보니 거친 첫인상과 별개로 사람들도 좋아보이고(ㅋㅋㅋ),

자리정하는 가위바위보도 이기고,

이래저래 가벼운 마음으로 지프에 올랐다.(08:50)

 

 

 

 

 

 

< 판공초 가는길 1, 황량한 레 교외 >

 

 

 

연 강수량이 100mm도 되지 않는 황량한 기후 답게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자 황량한 땅이 펼져졌다.

 

몽골 고비사막도 그렇고

황량한 사막지대는 이국적인 느낌이 강하고 햇살이 강렬한 탓에

확실히 매력있는 여행지인 것 같다.

막상 살라고 하면 물이 부족해서 여러모로 힘들겠지만...;;

 

 

 

 

< 중간 휴식.  레에서 35km, 판공초까지 113km >

 

 

 

한시간 여를 달린 뒤,

군것질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준비해온 퍼밋을 제출하고,

다시금 판공초를 향해 출발~!

 

 

 

 

 

< 판공초 가는길 2,  언덕 위의 곰파 >

 

 

 

가이드북을 보면

레 주변 주요 관광지로 많은 곰파들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 하나 의미있는 장소이겠지만,

티베트불교에 큰 관심이 없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몇 개 돌아보고 나면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 곰파를 보면

회백색의 깔끔한 외벽과

언덕 위에 세워진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데,

 

막상 차를 타고 가다보니

꽤 많은 수의 곰파들이 보여

시간이 지날수록 감흥이 줄어들었다는..;;

 

 

 

 

 

< 판공초 가는길 3, 계단식 밭(?) >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지만

만년설이 녹은 물이

계곡으로 흘러드는 덕분인지,

계곡 지역에서는 논-밭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녹아든 지류 중 하나가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로 유명한 인더스강의 원류가 된다.

 

 

 

 

 

< 판공초 가는길 4 >

 

 

 

지형적 특성상

레에서 판공초를 가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세 번쨰로 높은 창라를 지나가야 한다.

 

 

해발 3,500m의 레에서

해발 5,300m의 창라로 가야하니

도중 상당한 구간의 오르막을 지나야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짧은 시간에 차를 타고 고도를 올리다보니

조금씩 컨디션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 판공초 가는 길 5 >

 

 

 

중앙선도 없고, 외곽에 안전 펜스도 없는 오르막인데

우리의 드라이버는 아무렇지 않은듯 여유롭게 핸들을 돌린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바위산을 따라 만들 길이었기에

비, 계곡물 등 약간의 충격만 가해져도 산사태가 나기 쉬운 구간이고,

실제로 도로 유실로 몇 시간씩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창라 1 >

 

 

 

오르막을 한참을 달린 끝에 창라에 도착했다.(11:40)

 

차를 타고 온 탓에 비교적 쉽게 도착하긴 했지만

태어나서 가본곳 중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다.

 

확실히 산소가 부족한게 느껴졌기에

사진 찍는것도 조심조심,

화장실 가는것도 조심조심..

 

일행 중 한 분은 고산병 증세가 심하다는 판단 하에

근처의 응급실(?)에 들어가 산소를 요청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워낙 많은 탓인지

이것들이 혈압 제보고 이정도면 괜찮다고 가볍게 패스했다고;;;

 

 

 

 

 

 

< 창라 2, 만년설이 보인다 >

 

 

 

 

 

 

 

< 창라 3 >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며 30여분간 창라 도착을 기념한 뒤,

차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12:10)

 

 

 

 

 

< 판공초 가는 길 6 >

 

 

 

 

 

 

< 판공초 가는 길 7 >

 

 

 

그렇게 한참을 달려

작은 다리를 건너니 마을이 나온다.

한번 더 퍼밋을 제출하고(군사지역이라 검문 검색 절차가 많은 듯..)

판공초로 향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앞으로 이 마을에 오래 머물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음;;

 

 

 

 

 

< 판공초 1 >

 

 

 

1시간여를 더 달리니

멀리서 조금씩 푸른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이번 인도 여행의 가장 큰 이유였던

판공초에 도착했다.(14:30)

 

 

 

< 판공초 2 >

 

 

 

2시 반 판공초 초입의 루쿵에 도착한 뒤

점심도 먹을겸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영화 '세 얼간이'의 추억을 찾아 온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초입에 있는 식당 이름이 3-idiots다;;

 

별거 아닌 상술이지만,

어차피 비슷비슷한 식당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되는 상황이니

자연스레 '세 얼간이' 식당으로 향했다;;

 

호수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은 뒤,

호숫가로 내려가

다들 열심히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 판공초 3 >

 

 

 

 

 

 

< 판공초 4 >

 

 

 

 

 

 

 

< 판공초 5, Behind the Scenes >

 

 

 

한참을 그렇게 놀다 생각해보니,

루쿵은 우리의 목적지다 아니었다;;

 

오늘 밤을 보낼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어딘가 짱박혀 있는 기사를 찾아서

스망믹으로 이동..

 

마음같아서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메락까지 갔으면 했는데,

우리의 불친절한 기사;;가 메락까지는 너무 멀어서 힘들다고..;;;

 

사실 시간도 늦었고

메락까지 갈 경우,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안찾는 지역인 탓에

숙소 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에

그냥 스팡믹까지만 가기로 결정.

 

 

 

 

 

< 스팡믹 텐트촌 >

 

 

 

판공초 인근에서 숙소 선택 옵션이 가장 다양한 스팡믹이었지만

막상 와보니 숙소 가격대가 심상치가 않다;;

 

인도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서 물가 감각이 없는 나로서는

'그냥 돈 더 주면 되지'라는 마인드였는데,

현지 물가에 익숙해진 우리 일행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물가였던듯..

 

결국 침대 2개있는 텐트에 엑스트라 베드 하나 추개해서

1,500루피에 타협했다.

(즉, 침대 3개 붙여서 5명이 자는걸로;;)

 

그렇게 텐트에 짐 풀고 쉬고 있으니

어제 조인할까 고민했었던 다른 한국인 그룹들이 도착해서

옆의 텐트에 짐을 푼다..

뻔한 여행지라 결국 이렇게 만나는듯..-_-;;

 

 

 

 

 

< 판공초 6 >

 

 

 

판공초에서 열심히 점프샷 찍다가 고산병으로 뻗어버린 성필이는 숙소에 버려두고;;;

그나마 멀쩡한 사람들 몇몇과 호숫가 산책에 나섰다.

 

이와중에 형님 한 분은 판공초 입수를 시도하시기도;;

저러다 한 명 더 뻗어버리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음.ㅎㅎ

 

 

 

 

 

< 판공초 7 >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다 보니

어느덧 저녁시간이다.

 

부지러한 일행들이 아침에 미리 장을 봐놓은 덕분에

캠프파이어로 저녁을 대체하기로 결정.

현재형이 닭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 텐트촌의 저녁 >

 

 

 

 

< 캠프파이어 준비 >

 

 

 

생각보다 닭이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고

장작값이 비싸 충분히 사용하지 못했던 탓인지

불이 예상보다 빨리 꺼져 안타깝기도 하는 등

우여곡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판공초까지 와서 캠프파이어를 안했으면 저녁이 심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준비해준 일행들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물론

간밤에 고산병이 심해지긴 했지만,

몇모금 마신 맥주 탓은 아닐거라고 믿고 있음;;

 

 

 

 

 

< 캠핑장 위로 떠오른 전갈자리, 왼쪽으로는 궁수자리도 일부 보인다 >

 

 

 

몽골 고비사막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게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었던 탓에,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무리하게 삼각대를 가져왔다.

 

호수 뒤에 위치한 산들과

별이 떠오른 위치 때문에

호수와 별을 함꼐 담을 사진을 찍는데 실패한게 아쉽긴 하지만..;;

 

별 사진을 한번도 찍어본적이 없는 내가,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다는걸 감안하면,

그래도 적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있게 나온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ㅎㅎ

 

 

 

 

< 판공초에서 바라본 백조자리.  오른편으로 돌고래자리와 독수리자리의 Altair(견우성)도 보인다. >

 

 

 

 

캠프파이어가 끝난뒤

그렇게 별을 바라보며 한참을 보내다가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텐트 안으로 기어들어가 잠을 청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3(토) Leh, the Center of Ladakh

 

 

 

 

 

< 색색의 Lungta가 인상적이었던 남걀 체모 곰파, Leh >

 

 

 

델리 공항을 출발한 뒤

창 밖으로 펼쳐지는 황량한 풍경에 감탄을 거듭하다보니

1시간여의 짧은 비행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그렇게 도착한 레 공항(08:30)

1시간여만에 고도가 2,000m가 높아진 탓에 공항에 내리는 순간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든다.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호흡은 크게,

걸음은 느리게하며

천천히 짐찾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레 가는길 1, 발 아래로 보이는 카슈미르의 고봉들 >

 

 

 

 

혼자하는 여행은 처음이었던 탓에

조금은 멋적게 짐 찾는곳에서 짐을 바라보고 있는 중,

편안한 인도식 복장을 갖춰입은 2명의 여성분이 먼저 말을 걸어준다.

 

"한국분이시죠? 시내까지 택시 같이 타고가실래요?"

 

낯설고 어색하던 차에 어찌나 반갑던지..ㅋㅋ

 

흔쾌이 택시를 같이 타고, 레의 속소 밀집지역인 창스파로 이동했다.

 

 

 

 

 

< 레 가는길 2, 황량한 산악지대 >

 

 

 

택시를 같이 탄것도 인연이니,

게스트하우스도 같이 알아보기로 하고 택시에서 내려 10m를 걸었을까..

 

두 여성분 중 동생분이 심한 고산병 증상에 길거리에 주저앉으신다;;

어쩔 도리가 없으니, 가까운 까페에 두 분을 앉혀두고

혼자서 숙소를 찾으러 이동.

 

첫날부터 무리하게 걸으면 안될것 같아

미리 찾아놓았던 후보지 중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한 곳을 방문해 짐을 풀고

다시금 까페로 이동.

 

잠시 휴식을 취한뒤, 다시금 게스트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100m 정도의 거리였으나,

고산병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무리였던것 같다.

 

첨 만나는 분들을 업고 걸을수는 없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결국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 게스트하우스 가는길 >

 

 

 

 

 

 

< Zik-Zik Guest-house >

 

 

 

 

힘들게 도착한 Zik-Zik Guest House.

여행까페에서 "쾌적한 시설과 친절한 주인아주머니"라는 후기를 보고 선택한 곳.

 

실제로 방도 깨끗하고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었으며

아주머니도 친절했다.

첫날 와이파이가 잘 잡히지 않아 힘들기도 했으나 이건 레 지역 전체의 전기/통신 사정이 불안정했던 탓인것 같았고..

 

가격은 더블룸 기준 400INR ~ 500INR 정도였는데,

(뷰와 넓이 등에 따라 달라지는 듯)

정원이 보이는 방에 묶고 싶어 500INR짜리 방에 묶었다.

 

인도 물가를 감안하면 가격은 좀 있는 편이었지만,

성수기의 레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정도 가치는 있었던 것 같다.

 

단점이라면

사장 아주머니 이야기와 달리

온수 사용이 불편했다는점 정도?

(특정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했음)

 

에콜로지 센터를 조금 지난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시내 중심의 번잡함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기에 (도보로 5분 정도)

위치도 만족스러웠다.

 

 

 

 

 

 

< 게스트하우스 방 내부 >

 

 

 

 

 

 

< 창 밖으로 보이는 정원 >

 

 

 

레에 머물 시간은 6일 뿐이었기에

원래 계획은 레 도착 후 휴식 및 고산병 적응(2~3일), 판공초투어(2일), 알치-라마유르 등 인근지역 관광(1일)로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고산병 증상이 심하지 않은것 같아

조금 욕심을 부리면 판공초(2일)와 누브라밸리(2일~3일)를 모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내일 출발하는 투어에 조인해야했기에

퍼밋 발급 및 투어 조인을 위해

방에 짐을 던져두고 곧바로 시내 여행사로 향했다.

 

판공초와 누브라밸리 모두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는 불가능하거나 많이 불편했기에

대게 지프를 대절해서 갔다오는데,

혼자 대절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서 대게 5~6명이 함께 이동하게 된다.

일행이 없는 나였기에 기존에 꾸려져있는 투어에 혼자 조인을 해야되는 상황이었는데,

1시간여를 돌아다녔으나, 마음에 드는 조합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점심 시간이 되었기에, 일단은 숙소로 이동.

 

 

 

 

 

< 처음 맛보는 인도 음식 >

 

 

점심을 먹고 다시금 시내로 나가 여행사를 돌아다니다보니

마침 한국인들로 이루어진 판공초 투어 그룹 2개가 사람을 추가모집 하고 있었다.

 

과거 친구와 같이 다닐때는 일부러 한국인들 그룹을 피해 다니기도 했으나,

막상 혼자 여행을 떠나보니 한국인들이 그리워졌던 탓에

두 그룹 중 한곳에 조인하기로 결정하고

 

천천히 레 시내 관광을 시작했다.

 

 

 

 

 

 

< 게스트하우스에서 중심가로 가는 길. 언덕 위로 왕궁이 보인다. >

 

 

 

 

 

 

 

 

< 이슬람사원, Jamia Masjid >

 

 

시내 높은 곳에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왕궁을 향해

한걸음씩 발걸음을 옮기다보니 이슬람 사원에 도착했다.

 

라다크 지방은 인도의 여타 지방과 다르게

티베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에 불교가 주를 이루지만

(때문에 주요 관광지도 대게 곰파(절)들임)

카슈미르와 가까운 탓에 적지않은 수의 이슬람교도들 또한 거주하고 있다고..

 

다른 지방의 이슬람 사원과 같이,

특별히 내부에 볼거리는 없었다.ㅋ

 

 

 

 

 

 

 

 

< 레 왕궁 >

 

 

이슬람 사원을 지나 골목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등장한다.

 

혹시나 고산병이 심해질까

천천히 한걸음씩 내딛으며 계단을 오르기를 25분.

 

레 왕궁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왕궁에서 바라본 레 전경 >

 

 

 

라싸에 위치한 티베트 포탈라궁과 비스한 느낌을 띄고 있는 레 왕궁.

19세기 카슈미르의 침략이후 방치되어오다가

1970년대에 복원되었다고 하는데..

 

박물관으로 재단장(?)된 내부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전혀 없었다.

아직 공사중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방치된 공간도 많았으며

변변한 조명도 없이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  전시된 사진과 글은 찾아 읽기에 눈이 아플 지경이었음;;

 

100INR에 달하는 입장료가 아까울 만큼 부실한 내부였으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레의 풍경이 멋있었기에

그래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남걀 체모 곰파(Namgyal Tsemo Gompa) 가는길 >

 

 

왕궁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남걀 체모 곰파가 위치해 있다.

멀리서 보면 왕궁과 같이 보이기에, 왕궁의 일부가 아닌가 생각했으나

막상 올라와보니 왕궁에서 꽤 높은 경사를 올라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왕궁까지 올라오는 것도 상당히 힘겨웠기에

다시금 급경사를 오르기가 부담스러웠으나

여기까지와서 돌아갈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기 시작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경사가 심했던 탓에

틈틈히 휴식을 취하다보니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드디어 남걀 체모 곰파에 도착.

 

 

 

 

 

< Old Namgyal Tsemo Gompa 입구에서 >

 

 

 

20INR의 입장료를 내고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곰파 내부를 오르다보니,

어린 동자승(?)이 문 앞에 앉아있다.

문을 통과하려고 하니 입장료를 내라고;;;

 

입구에서 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까의 입장료는 신관 입장료고

여기부터 구관 시작이니 별도의 돈을 추가로 내야한다고 한다

 

뭔가 미심쩍긴 했지만

애 표정이 거짓말 하는것 같지도 않고

20루피라고 해봐야 600원 정도에 불과하니

적선하는셈 치고 지불했다;;;

 

 

 

 

 

 

< 레 시내 전경, 멀리 폴로경기장이 보인다 >

 

 

 

레 도착 첫날, 남걀체모곰파까지 올라갔다오니

컨디션이 심상치가 않다;;

 

망고쉐이크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뒤,

여행사를 들러 내일 투어 일정을 컨펌하고

다시금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하니

벌써 6시다.

 

 

 

 

 

 

 

< 레 중심가 >

 

 

 

 

무리했던 탓인지

밤이 되어 그런지

낮까지 경미했던 두통이 조금씩 심해지는게 느껴졌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누님들과

진저티, 컵라면 등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별을 바라보다가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잠을 청하며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바라본 밤하늘 >

 

 

Posted by alpha aurigae

2013.7.12(금) The Beginning

 

 

 

 

< 호수 초입 Lukung에서 바라본 판공초 전경 >

 

 

 

 

2년전 이맘때였던 것 같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인도 영화 '세 얼간이(3 idiots)'를 보게 되었다.

깊은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뻔한 스토리의 오락영화였지만,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던 탓에 뒤늦게 극장을 찾아가 보기도 했던 영화.

 

스토리도 재밌었고, 인도 영화 특유의 경쾌함도 좋았지만,

영화가 끝난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다름아닌

"엔딩씬 촬영장소를 꼭 가봐야겠다"였다;;

 

황량한 배경 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호수가 강렬하게 다가왔던 탓에

열심히 구글링을 해보니,

인도 라다크지방에 위치한 판공초에서 촬영했다고..

 

 

 

 

 

 

 

< 인도 최북단 Jammu-Kashmir주에 속해있는 Ladakh >

 

 

 

나름 세계지리에 자신 있던 나였으나,

라다크라는 지명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인도 최북단에 위치한 Jammu-Kashmir주.

파키스탄, 중국과의 국경분쟁으로 종종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카슈미르 지역 중 인도 지배하에 있는 곳이다.

 

잠무-카슈미르 지역에서도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으로 둘러쌓인 험준한 지세에  위치한 Ladakh.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탓에

육로를 통한 접근은 1년에 오직 4~5개월만 가능하며,

덕분에 1970년대 이전까지 서구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곳.

 

역사적으로 티베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탓에 '작은 티베트'라 칭해지기도 하는 라다크는

라다크 전통문화에서 세계화의 대안을 찾고자 했던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s)'라는 책이 출간된 이후

점차 여행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지역이다.

 

평소 인도 문화에 별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인도 여행의 악명을 익히 들어왔었기에

인도는 항상 휴가계획에서 제외되어 왔으나,

 

한 편의 영화에서 시작된 호기심 덕분에

2013년 여름 휴가지는 인도로 결정되었다.

 

 

 

 

< 창 밖으로 바라본 AI317 비행기 >

 

 

 

무더운 날씨 탓에 대게 여름은 인도여행 비수기에 해당되지만,

북쪽에 위치한 라다크지방은 예외적으로 여름이 성수기에 해당된다.

왜? 봄-가을-겨울에는 육로를 통한 접근이 불가능하니까..;;

게다가 최근들어 인도 부유충들 사이에서

무더운 여름을 시원한 북부지방에서 보내는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도 하고..

 

그 결과

2달전부터 여행 준비를 시작했음에도

인천-델리의 국제선 항공기보다

델리-레의 국내선 항공기 티켓을 구하는것이 훨씬 어려웠다;;

 

물론 티켓이야 있었다.  다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있을뿐...

(저가항공 조차도 출발 1달전 기준 이미 왕복 50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이었음)

 

때문에 국제선 이용시 국내선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에어인디아 Add-on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불편함을 무릅쓰고 에어인디아 국제선을 발권하였으나,

Air-India의 경우 델리-레 구간을 월, 수, 금 주 3회밖에 운항하지 않았기에

어떻게 짧은 휴가 안에서스케줄링을 해도 일정이 맞지가 않는다.

 

부득이 50만원에 가까운 국내선 티켓을 구입하고 아까워하고 있던 중

출발 1주일전 혹시나 하고 항공권을 다시 알아보니

에어인디아가 국내선 항공편을 임시 증편했다고ㅋㅋㅋ

 

임시 증편 항공기 특성상 여차하면 취소될 수 있다는 경고가 섬뜻하긴 했지만,

30만원짜리 저가항공 티켓보다는 나을것 같아 급하게 전체 항공권을 재발권하고

그렇게 여행준비를 완료했다.

 

 

 

 

 

 

< 군사 공항이라 여러모로 불편했던 델리국제공항 >

 

 

 

7월 12일 금요일 오후 2시.  드디어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싫었다.

인천 - 홍콩 - 델리를 운항하는 경유 항공편이었기에,

중간에 홍콩에서 1시간동안 비행기에 멍하니 앉아서 객실 청소하는 광경을 보기도 하고...;;

 

그렇게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내고

9시가 넘은 한밤중에 델리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델리에서 레로 이동하는 육로 >

 

 

 

대게 인도 북부 Ladakh 지방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2주 이상의 시간을 투자할 것이 권장된다.

 

인프라가 열악한 탓에 이동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탓도 있지만

(델리 - 레 구간을 육로로 이동할 경우 최소 이틀은 full로 잡아야 함)

가장 큰 이유는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여유로운 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해서 공기 중 산소 함량일 줄어드는 탓에

해발 3,000m 이상 고지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고산병.

 

가벼운 두통부터 어지로움, 매스꺼움, 호흡곤란까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체질, 건강상태 등과 상관없이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기에

겪어보기 전에는 어떤 증상이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 종잡을수 없다고 한다.

 

몸이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이기에

가장 좋은 예방책은 고도를 천천히 높여 몸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고

(해발 2,000m 이상 지역부터 하루에 500m 정도씩 높이면 괜찮다고 함)

고산병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경우, 고도를 낮추면 대게 바로 낫는다고..

 

라다크의 중심도시인 Leh는 해발 3,500m에 위치해있기에

델리에서 비행기로 바로 오는 경우 백이면 백, 고산병 증세를 경험한다.

 

인도 여행의 관문도시인 델리에서

라다크 지방을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3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권장되는 이동루트는

 잠무-카슈미르 주의 여름수도인 스리나가르를 경유하는 루트이다.(차로 1박 2일 소요)

[ 스리나가르(1,750m) - 소남마르그 - 까길(1박) - 알치 - 레(3,500m) ]

 

아름다운 호반도시, 인도의 베니스 스리나가르

인도의 알프스라 부릴는 소남마르그,

이국적인 풍경의 알치 등을 경유하는 루트는

지프를 빌려 주요 명소를 관광하며 이동하기에 정말 좋은 여행코스이지만,

스리나가르의 치안 상태가 불안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파키스탄과의 국경분쟁 탓에 몇년전 총격전과 테러가 발생했었다고..;;)

 

두 번째로 가능한 코스는

(델리) - 마날리(1,900m) - 타그랑라(5,300m) - 레로 지프/버스 등을 이용하는 코스인데,

유명 관광지인 마날리를 거치기도 하고

비행기보다 저렴한 탓에 가장 인기있는 코스이지만,

중간에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자동차도로(타그랑라)를 지나는 탓에

심각한 고산병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세 번쨰 옵션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앞의 두 옵션과 달리 1년 내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1박 2일 -> 1시간10분으로 시간도 드라마틱하게 단축시킬 수 있다.

단점은 가격과(비수기에는 왕복 10만원 안쪽으로도 해결 가능하지만 성수기에는 눈튀어나오는 가격을 각오해야 함)

급격한 고도 변화에서 오는 고산병;;

 

 

 

 

< 레 왕궁 올라가는 길에서 바라본 레 전경 >

 

 

 

다시 여행으로 돌아와서...

 

9시가 넘은 시간 델리 공항에 도착하였으나,

일정상 내일 새벽 곧바로 레를 향하는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해야 한다.

 

참고로 델리 공항은 군사공항이라 한번 나가면 비행기 출발시간까지 다시 들어올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때문에 신중히 결정하고 공항을 벗어나야 되는데..

 

악명높은 델리의 밤거리가 두렵기도 하고,

섯불리 외부 호텔에 투숙했다가는 말레이시아 여행에 이어 또 한번 국내선을 놓칠수도 있을 것 같아

출국장에 위치한 유료 라운지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결정;;

샤워하고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였을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인도 여행중 가장 비싼 숙소가 되었다;;;

 

그렇게 공항에서 반노숙 상태로 하룻밤을 보내고...

 

7.13.(토) 새벽 6시 반.

 

델리에서 레로 향하는 AI445편에 올라타면서

그렇게

본격적인 인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Posted by alpha aurigae

 

 

"2013.4.19(금) ~ 2013.4.21(일), 아닐라오 다이빙 투어 3 - The end"

 

 

 

 

 

 

< 아닐라오의 저녁 >

 

 

 

 

아닐라오에서의 둘째날.

세 차례의 다이빙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니 아직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다.

 

필리핀까지 와서 다이빙만 하고 갈수는 없는 노릇.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숙소 밖으로 향했다.

 

 

 

 

 

< 트라이씨클 내부 >

 

 

아닐라오가 워낙 시골이었기에

몬테까를로 리조트 주변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때문에 읍내(?)로 나가기기 위해 길가의 트라이씨클을 섭외했다.

 

 

 

 

< 트라이씨클 외부 >

 

 

 

5분여를 달렸을까..

조금은 시끌벅적한 시장터가 나온다.

여기가 인근에서 제일 번화한 지역이라고;;

 

 

 

 

 

< 폐허가 된 놀이공원 >

 

 

시장을 지나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놀이공원을 발견했다.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겼으나

막상 도착해보니 이미 오래전 운행이 중단된 듯...

이제는 쓰레기장 & 부랑자들의 쉼터로 사용되고 있었다.

 

역시.. 이런 곳에 놀이공원이 있을리가 없지..;;

 

한게임 하고 가라는 야바위꾼 아저씨의 눈길을 애써 물리치며

놀이공원을 가로질러 다시금 대로(?)변으로 향했다.

 

 

 

 

 

< 길가의 그림 >

 

 

 

 

 

 

< 성당 >

 

 

대로변을 따라 걷다 발견한 성당.

역시 필리핀이 아시아 최대의 카톨릭 국가임을 느낄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 간식 >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걸었더니,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기 시작했다;;

 

계란튀김(?)과 치즈스틱으로 추정되는 간식과 코코넛 쉐이크로 당을 보충하고

다시금 골목길을 배회하기 시작..

 

 

 

 

 

< 닭 투기장 >

 

 

마을을 한바퀴 돌고 다시금 놀이공원을 지나쳐 가다보니

50명(!)은 수용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닭 싸움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옆에 공사가 한창인 걸로 봐서는 조만간 현대식 닭 싸움장이 들어설 것 같았음)

 

경기가 없는 날이었기에

우리는 잠시 눈을 붙이는 벤치로 이용했을 뿐이지만...

타이밍이 좋으면 다이빙 후 닭싸움을 구경할 수 있을듯.ㅋ

 

 

 

< Mall of Asia, Manila >

 

 

아닐라오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마지막날 저녁.

공항으로 향하던 중 잠시 마닐라 시내의 Mall of Asia를 방문.

 

시간이 충분치 않았기에

이 큰 몰에서 말린 망고만 사고 나왔다.ㅎㅎ

 

 

 

 

< 저녁 먹거리 >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식사.

투어를 함께한 어르신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다 함께 해산물을 사먹기로 했다.

 

랍스터, 새우, 게, 다금바리 닮은 생선;; 등...

 

까칠한 눈으로 바라보자면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저녁이었지만,

여행이니까, 이것도 재밌는 추억일 뿐이다.ㅎㅎ

 

 

 

< 단체 사진 >

 

 

4월 22일(월) 새벽 1시

마닐라발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짧았던 다이빙투어를 마무리했다.

Posted by alpha aurigae